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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5. 2023

걷기의 즐거움

지적인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걸어본 학서지생태공원 

가장 가벼운 사람은 즐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즐거운 마음을 가지면 몸무게도 가벼워지는지 궁금하다. 필자 역시 일상이 갑갑하게 느껴질 때마다 걸어보기를 한다. 사람의 뇌는 멈추어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 즉 사람은 걷는 행위를 통해 뇌가 활성화된다는 의미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맥밀란 출판사가 선별한 서른네 편의 글들이 실려 있는 책을 출판사에서 받게 되었다.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은 시인, 철학자, 예술가등 다양하고 살았던 시대도 모두 다르다. 다채로운 걷기의 말들과 산책의 장면들이 선별되어 유명작가나 간혹 처음 보는 작가도 보였지만 대부분 다 접해본 사람들이었다. 

책 속에 소개된 작가 중에 도로시 워즈워스라는 영국의 시인이며 박물학자의 글이 눈에 띄었다. 노을이 타는 하늘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었지만 울려 퍼지는 그 여인의 목소리에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세상을 여행하는 나를 배려하는 인간적 다정함이 스며 있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몸이 비교적 건강하다는 가정하에 두 발을 번갈아 내딛는 단순한 행위이자, 수단이자 목적 그 자체인 ‘걷기’는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철학과 예술에 자극제가 되어왔다. 책은 제인 오스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찰스 디킨스, 에밀리 브론테, 마크 트웨인, 조지 엘리엇, E. M. 포스터, 버지니아 울프 등 17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문호들의 '걷기'를 주제로 한 글을 담은 앤솔러지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공원을 돌아다녀보았다.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있는 곳의 공원을 거니는 것은 색다른 기분이다. 매번 같은 일상이 아니라 다른 모습을 보면서 걷다 보면 이곳을 채울 사유와 감성의 문장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학서지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신동 학서지 주변의 생물 다양성 보전과 시민들의 생태학습․여가휴식 공간 확대를 위해 사업비 160억 원을 투입, 생태 탐방로, 생태 체험장, 휴게시설 등이 설치되며 2021년에 완공이 되었다. 

학서지 생태공원이 자리한 곳은 구미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곳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걸어 다니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구미의 신동 학서지생태공원과 황상동에 검성지 생태공원은 도심지에서 접근이 쉬운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많은 시민이 방문해 산책 및 나들이를 즐기는 다목적 생태 휴식공간이다.

하루하루가 온전하게 자신의 몫이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와 얽혀 있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완연한 가을이지만 낮에는 살짝 덥다. 학서지 생태공원을 걷다 보니 빛을 받아 생기 있는 가을꽃들도 있고 홀로 느낀 것을 말해보기도 한다. 

걷기란 말 그대로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걸어가는 법을 직접 실행해 보는 것이다. 책에서 처럼 걷기도 나름 구분을 해볼 수가 있다. 산책자로서의 입장이나 생각, 걷기란 결국 어딘가로 움직이는 것이기에 짧은 여행 중에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등도 해볼 수가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관찰자가 되어 배회하는 도시 산책을 볼 수 있듯이 학서지 생태공원도 걸어보면 된다. 

걷기는 가벼운 운동이다. 그렇게 가벼운 책을 한 권 들고 나들이를 하기에 좋은 때다. 걷고 싶을 때 충분히 걸어볼 수 있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마음이 무거우면 그조차도 쉽지가 않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에 학서지 생태공원을 걸으면서 문득 생각해 본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때론 같은 방향으로 걷던 사람들이나 막 이공원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결국 사라지듯이 없어질 것이다. 태양이 사라져 가는 생태공원의 공기, 붉게 물들어가는 구름의 색조가 생태공원에 내려앉고 있었다.  산책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말하기도 했었다. 걷기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곳을 찾아 몸을 움직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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