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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7. 2023

특별한 공교육

강원 영동 남부권의 유일한 특수학교, 동해해솔학교

공교육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공교육이라는 것은 국가가 공공의 예산을 들여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을 한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교육의 권리가 생긴다. 교육의 기회는 집안환경이나 살고 있는 곳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공교육은 사회가 건전하게 운영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인간은 그때그때 관계에 따라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인간의 모습을 접선사고라고도 보는데 원에 그은 두 접선이 원의 위치를 조금만 바꿔도 각도가 크게 달라진다. 즉 상황에 따라서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동해해솔학교라는 곳은 2014년에 설립계획을 세웠지만 주민 반대 등 이유로 번번이 착공이 무산되었다가 5년 만에 극적 합의로 첫 삽을 뜨고 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이 개교하기까지 강원 영동 남부권에는 특수학교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동해에 사는 한 학생은 하루 3시간씩 통학버스를 타고 강릉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생활을 10년 넘게 이어가기도 했었다. 

동해해솔학교는 동해시 부곡동 옛 남호초등학교 부지에 4층 높이로 세워졌는데 동해의 포근한 햇살과 함께 묵호항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솔향을 담은 듯해 '해솔'이라는 이름을 붙여 두었다. 원래 이부지는 부곡동 옛 남호초등학교였다고 한다. 

학교는 부지 1만 445㎡에 309억 원을 들여 19개 학급, 학생 129명이 다닐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됐다. 학교로 들어가 본다.  층마다 연두, 파랑, 분홍으로 주제 색을 정해 통일성 있게 꾸몄고, 모서리나 기둥 등 학생들이 부딪혀 다칠 수 있는 곳마다 쿠션을 대 안전을 확보한 것이 인상적이다. 

건물에서 해가 가장 잘 드는 면에 교실을 배치해 학생들이 밝은 곳에서 배우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신 교사들은 비교적 그늘진 곳으로 자리하였다고 한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있는 학교라서 그런지 분위기는 다른 학교들과 많이 다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학교에서 배운다. 사회로 나가기 전까지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인간의 행복은 죽을 때까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이 인생의 진실이다. 

동해해솔학교의 특징이라고 하면 계단보다는 낮은 경사를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는 것이다. 계단으로 가면 금방 갈 수 있는 곳도 낮은 경사도를 따라서 올라가면 한참을 걸어서 올라가지만 결국에는 그곳에까지 갈 수 있게 되어있다. 

휠체어를 편하게 돌릴 수 있도록 넓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넓은 복도의 한가운데 작은 정원을 꾸며 시설에 감성을 더하는 등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곳곳에 놀이터와 정원을 만들어두었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창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있다. 기하학, 천문학, 토목 기술, 정치학 등 학문 전반에 정통했던 인물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현인으로 불렸던 그에게 무엇이 어려운 일인가라는 질문에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대답했고 무엇이 쉬운 일인가라는 질문에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교육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을 스스로 알고 나아가서는 자신이 어떤 것을 원하고 걸어갈 수 있는지 길을 발견하는 조언의 역할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조정해 가면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해 개교한 동해해솔학교에서의 교육을 통해 조금 더 밝아질 수 있는 한국사회로의 지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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