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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9. 2023

세계의 명차

아날로그 감성을 담고 있는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변속하면서 올라가는 엔진소리를 들으면서 풍경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컨트롤아래 치고 나가는 가속력을 느끼는 것이 화석연료를 쓰는 자동차의 매력이다. 물론 경제에 있어서 자동차는 마치 혈액처럼 구석구석에 많은 것을 나르기도 하고 사람을 이동시켜 준다. 마부들의 일자리를 빼앗게 되는 변화는 1885년에 있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이며 한국인들도 사랑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창업자인 칼 벤츠가 세계 최초 가솔린 엔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완성한 것이다.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에는 1886년 세계 최초내연휘발유 자동차인 독일의 벤츠 페이턴트카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가 사랑한 명차, 역대 대통령이 이용했던 차, 추억의 명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는 클래식 카등이 자리하고 있다. 자동차 전시공간(1층~3층)이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전함은 물론 3층에는 탁 트인 보문호 전망을 자랑하는 자동차 카페‘아우토’가 남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입구에 들어서면 광주에 간 택시운전사의 실제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운전사라는 업을 하는 택시운전사의 미래도 자율주행차와 함께 사라지게 되겠지만 택시는 별다른 기술이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했다. 한국에 택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 4월 이봉래가 승용차 2대를 들여와 서울에서 시간제로 임대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택시캡(taxicab)의 택시(taxi)는 1891년 빌헬름 브룬이 발명한 요금계산기(taximeter)에서 따온 것으로 캡(cab)은 1 필의 말이 끄는 2륜마차로 종종 돈을 받고 빌려주던 캐브리얼레이에서 유래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로 알려진 것은 바로 미국대통령이 타는 비스트다. 한국 역시 한국기술로 만든 방탄 대통령 전용차를 운용하고 있지만 바이든의 리무진 원은 대표적인 대통령의 전용차다. '더 비스트'는 무게가 약 7톤에서 9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리는 5겹 유리와 폴리카보네이트로 이뤄진 방탄유리가 장착돼 있다. 차체는 수류탄 공격에 견딜 수 있도록 5인치(약 12.7cm) 두께로 돼 있다.

군대에서 군생활할 때 약 2년 동안 자동차 정비를 했었다. 지금과 같이 전기장치가 많지 않은 차량을 정비를 해서 아날로그적인 구동 장치와 엔진을 주로 정비를 했었다. 

처음에 자동차를 개발하고 운전을 할 때 필요한 사람이 바로 정비사였다. 당시 자동차 기술은 낮은 수준이어서 시도 때도 없이 멈춰 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료로 사용하는 휘발유를 깨끗하게 만들 수 없어서 엔진도 많이 망가졌었다. 

처음에 자동차는 마차의 모습과 비슷했다. 단지 앞에 말이 없을 뿐이었다. 세발자전거 같은 자동차로 출발하여 마차의 모양을 한 벤츠 자동차의 모델을 본 농민들은 이제는 말이 필요 없다고 감탄했다는 일화도 있다. 

한국에서 강제로 개항이 되었던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1876년에 미국에서는 윌리스 캐리어라는 사람이 태어난다. 기계공학을 공부한 그는 기계가 열기로 자꾸 망가지자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에 대한 영감을 가지고 에어컨을 발명했다. 

가정과 집에서도 여름에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가 되기 시작했고 지금도 캐리어는 그 이름이 에어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가 발명한 에어컨이 자동차에 들어간 것은 1939년이다. 상당히 비싼 에어컨은 크기도 커서 자동차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한 패커드 자동차가 출시가 되었다. 이때 인기는 없었지만 추후 냉온 공조 시스템의 첫 발을 띤 최초의 시도였다. 

오픈카는 미국에서는 자유와 저항의 상징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픈카를 왜 타는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제멋대로 휘어 날리고 여성분이라면 약간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보이는 머리스타일을 만들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곳에는 불꽃같은 인생의 반항아의 대명사이며 하얀 셔츠와 청바지를 입었던 제임스 딘이 좋아하던 포르셰 550 스파이더도 있다. 1955년 제임스 딘은 24살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차량을 몰고 가던 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는 딱 3편의 영화만을 찍고 세상을 떠났다. 

차량을 좋아했던 배우들이 많았다. 이 차량은 마럴린 먼로가 사랑했던 애마라고 한다. 자동차박물관은 벤츠, 포드, 쉐보레,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포르셰 등 전 세계 20여 완성차업체가 만든 자동차 100여 대를 구입해 60 ~ 70대를 상설 전시하고 30여 대를 수시로 바꿔가면서 전시를 하고 있다. 

세계에서 차량을 많이 파는 현대차나 기아차도 그럴듯한 스포츠카는 없다.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은 마니아층이 두껍다. 분노의 질주에서 수많은 차량을 운전하면서 등장했던 폴 워커는 일본의 3대 스포츠카의 하나인 Supra3.0은 도요타가 만든 4세대 A80모델의 스포츠카로 분노의 질주에서도 등장하기도 했었다. 폴 워커는 로다스 소유의 포르셰의 조수석에 타고 가다가 4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지만 뒤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는 과거로 가는 그런 상상을 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시간여행을 그린 영화 백 투 더 퓨처 드로리안도 이곳에서 볼 수가 있다. 1981년부터 12983년까지만 생산된 드로리안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다양한 차량의 변화를 통해 100여 년의 시간여행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연기관의 시대는 사라지겠지만 디지털로 전환 전의 아날로그의 감성은 차량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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