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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1. 2023

나랏말싸미

제17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의 현장을 찾아서. 

한글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쉬운 한글은 한국인이라면 세상 그 어떤 언어보다 사랑할 만 가치가 있다. 훈민정음 서체는 점과 선, 면으로 이루어진 한글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낮은 곳에서 왕인 세종과 함께 힘을 합쳐 한글 창제를 도왔던 신미와 학조, 학열 등 스님들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백성을 위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던 세종이 자주 찾았던 곳으로 청주의 초정행궁이 있다. 

조선시대 궁궐과 사찰이 가지고 있는 기하학적인 선에 포인트를 주고 문화가 융성한 공간 안에서 인물들이 서로 만나는 곳이 청주 초정행궁이기도 하다. 

올해의 축제는 초정약수 관련 체험행사도 대폭 강화했다. 초정약수를 이용한 음료, 동치미, 화장품(미스트) 만들기뿐 아니라 초정약수로 빚어보는 전통주, 약수를 이용한 다양한 주류 음료 만들기도 할 수 있다.

‘조정에서 초정으로’를 주제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초정행궁 일원에서 열리는 ‘제17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가 대체로운 즐길거리로 시민들을 맞이해 주는 곳으로 들어가 본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훈민정음'이라고 부르는 대상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1443년 음력 12월(양력 1444년 1월)에 세종대왕이 만든 한국어의 표기 체계, 즉 오늘날의 한글을 창제 당시에 부른 이름이고, 또 하나는 1446년 9월[1]에 발간된 책 이름이다. 

조선시대에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것은 한글을 넘어설 것은 없을 듯하다. 

世솅〮宗조ᇰ御ᅌ겅〮製졩〮訓훈〮民민正져ᇰ〮音ᅙ금

나랏〮말〯싸ᆞ미〮 中듀ᇰ國귁〮에〮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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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오송에서 열린 청원생명축제에서도 볼 수 있었던 네 컷 찍고 청주 내 거 행사도 본 축제장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기에,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위하여 가엾이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로 쓰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가을 끝자락에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계절이 주는 정취와 행궁에서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함을 더해 소풍처럼 온종일 축제장에서 쉬고 즐길 수 있도록 특색 있는 쉼마당을 만들어두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초정행궁의 상징적 장소인 초정영천은 약수의 기운을 받으며 세종대왕의 위대한 유산인 한글을 즐기는 휴게공간으로 구성해 평상 및 족욕장에서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다.

가족단위로 이곳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여행하듯이 점찍으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축제장에서는 전통갓 만들기, 배 씨 댕기 만들기, 향기 가득 향낭 만들기, 세종대왕 종이인형 만들기, 왕의 모자 익선관 만들기, 뿌리는 촉촉한 향기 미스트 만들기,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우드펜 만들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30여 개의 체험마당을 마련했다.

초정행궁 침전과 초정영천 사이의 잔디밭 공간에 자연과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인 ‘들벗쉼터’를 연출했다. ‘들벗쉼터’에는 차양막과 빈백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햇볕을 피하며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역사의 조각들을 찾아가다 보면 맞추어지면서 새로운 그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K-POP 문화로 음악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즉흥적으로 참여해 춤을 추는 참여형 콘텐츠인 랜덤플레이댄스는 오는 21일 오후 5시 초정행궁 앞마당에서 만나볼 수도 있었다. 

올해의 행사에서는 세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훈민정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모든 사람이 말을 하고 소통을 할 수가 있지만 온전하게 그 말뜻을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가 않다. 다시 한번 소통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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