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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1. 2023

아무것도 하지 않다.

대전 곳곳에서 펼쳐지는 들썩들썩 인 대전 한밭수목원

매일매일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사람들은 자신만의 속도를 잃어버리면서 살아간다. 때론 모든 것이 타버린 것 같이 버닝아웃이 되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공허한 상태가 되어 삶의 의미를 잠시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멍 때리기 같은 것을 하는 것을 마치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아가고 있다. 불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고 물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등의 다양한 멍 때리기 방법이 인기를 누리기기도 한다. 

지난 2023. 9. 25.(월) - 10. 4.(수) 18:00까지 2023 대전 멍 때리기 대회가 6년 만에 열리기 위해 선수를 모집했다. 대전의 한밭수목원에서 다양한 행사와 공연과 함께 대전광역시, 대전문화재단 주최로 21일에 들썩들썩 인 대전 행사가 열렸다. 이때 멍 때리기 대회도 같이 열었다고 한다. 

멍을 때린다는 것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나름의 예술점수도 있다고 한다. 멍 때리기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졸거나 잘 경우, 웃거나 잡담하는 경우,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경우,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음료 외에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 기타 상식적인 멍 때리기에 어긋나는 모든 행위를 하면 탈락을 하게 된다. 

대전문화재단은 대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21일 ‘문화의 날’을 맞아 한밭수목원 서원 잔디광장에서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대전문화재단 녹색문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 예술가들의 버스킹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잔디광장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멍 때리기 대회를 비롯한 체험프로그램 등은 오후 2시부터 잔디광장에 마련된 행사부스에서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며,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과 포토존도 제공되었다. 

다른 지역을 가면 필자에게 대전에 가면 어디를 가야 되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사실 그 지역에 살고 있으면 익숙해지기 때문에 쉽게 이색적인 여행지등을 추천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10월이 이제 10일도 남지 않았는데 이맘때 가장 많은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때에 놀러 다니기에도 좋고 문화생활을 하기에도 좋다. 

대전의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한밭수목원이라는 곳이다. 동시대 환경문제의 해결에 동참하고자 문화예술로 기여할 수 있는 캠페인 활동은 도심 속 자연공간이 주는 휴식의 중요성을 느끼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활동이기도 하다. 

가을에 핀 꽃을 보면서 잠시 멍을 때려본다. 멍 때리기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를 뜻하는 속어로, 정신이 나간 것처럼 한눈을 팔거나 넋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과잉 정보, 역할 과부하 상태에 시달리는 우리들은 멍해지기 쉬운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스웨덴의 인지신경과학 전공 교수인 토르켈 클링베리는 사람의 뇌가 한꺼번에 일곱 가지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려 하면 멍한 상태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주최한 멍 때리기 대회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멍 때리기는 필요하다고 한다. 멍 때리는 행동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언제든 마음이 편안하고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고 한다. 가을이 물들어 이제 낙엽을 떨구기 시작한 이때에 바쁘게 달려온 2023년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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