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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0. 2023

청년문화상점

미리 가본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지는 청주의 굿쥬

캐릭터의 전성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캐릭터들이 우리의 손 안의 스마트폰이나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그만큼 스토리와 그것을 형상화시킨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주에는 초정약수 캐릭터 브랜드 '청량이', 청주의 이미지를 담은 패브릭 브랜드 '리꼬앤제이', 청주 겹벚꽃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브랜드 '화담' 등 새롭게 론칭한 청년 브랜드들이 있다. 

거 소풍 가기 딱 좋은 날 청주읍성이었던 곳의 중심으로 걸어가 보았다. 이곳은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더 글로리가 촬영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 더 글로리를 촬영했을 때는 따뜻할 때였다고 한다. 지금은 물들어 있는 가을의 모습이 펼쳐지는 곳이다. 아름다웠던 봄날의 드라마 속의 장면은 펼쳐지지 않는다. 더 글로리 속에 그녀는 희망 같은 것이 아니라 존재이유가 바로 가해를 한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렇지만 가을의 분위기는 물씬 풍겨나서 한층 더 깊어진 우아함과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청주에 있는 중앙공원에는 오래된 고건축물이 있으며 수령 1,000여 년에 가까운 은행나무도 자리하고 있다. 극 중 벚꽃이 휘날릴 때 시작해 노란 은행잎이 떨어질 때까지 바둑을 배우는 설정으로 나왔다. 

문화도시 청주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개점한 '굿쥬'는 도심 내 유휴공간을 재조성해 지역 청년들이 직접 제작한 문화상품을 전시하고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한 문화도시 청주의 첫 오프라인 청년문화상점으로, 상점 이름인 '굿쥬'는 상품을 뜻하는 단어 굿즈(goods)에 충청도 사투리 '~유'를 붙여 유희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1호점에 이어서 문화도시 청주 청년문화상점 굿쥬 2호점은 상당구 남문로 2가 49-1에 2호점이 11월 24일에 개점식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철당간과 관련해서 스토리를 써본 적이 있어서 철당간에 익숙한 편이다. 한국에서 철당간을 사용한 사찰이 많지 않았는데 남아 있는 곳을 세 곳으로 그중에 한 곳이 청주다. 

청주의 철당간이 자리한 성안길은 구도심으로 적지 않은 빈상점이 있어서 구도심 활성화와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굿쥬는 단순히 굿즈를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청년 작가들이 함께 호흡하면서 자신들의 창작세계를 시민과 공유하고, 자신이 살고 싶은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담기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청주를 만들어가는 여러 조직이 있는데 굿쥬를 운영하는 문화도시센터뿐만이 아니라 도시재생허브센터는 지역재생 사회적 협동조합은 쇠퇴된 중앙동의 도시재생을 위하여 10여 년 이상, 중앙동을 매력적이고 활성화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곳도 있다. 

정기적으로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도시센터는 청년문화상점 굿쥬에 입점할 작가를 모집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지원대상은 청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청년 작가로, 동네를 스토리텔링해 제작한 캐릭터 상품부터 주민의 삶을 모티브 삼은 생활용품까지 문화도시 청주의 다양한 기억과 기록들을 상품화한 굿즈 소유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사람은 어디에 시선을 두느냐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게 될 수가 있다. 오늘날 예술을 만나는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실물로 보이는 것들도 있고 스토리로 만들어지는 것들도 있다. 이제 성안길안에 자리하고 있는 철당간을 오래간만에 보기 위해 가본다. 

청주의 중심에는 용두사라는 사찰이 있었다. 그 사찰에 소식 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당간인데 이곳은 돌이 아니라 철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청주읍성이 역사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서기 685년이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풍수적으로 '청주의 돛대'로 해석돼 후에 주성(舟城)이라는 청주의 별칭을 낳았다. 당간(☞)에 '준풍(峻豊)'이라는 고려 4대 임금 광종(재위 949~975)의 연호(☞)가 양각돼 있기 때문에 고려 전기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역사를 살펴보면 헌종대의 청주읍지에 기록이 나오는데 높이는 8자이며, 성안에 우물 13개가 있다. 여장은 566타가 있고, 서문·남문·북문은 모두 아치식이며, 또한 문루가 있으나, 동문은 홍예를 틀지 않았고 문루도 없다고 나온다. 

문화도시 청주 청년문화상점 굿쥬 2호점이 철당간점인만큼 철당관과 관련된 상품도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속에서 청주읍성은 청주 역사가 잉태된 주된 공간이자 삶의 터전이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작은 움직임도 청주 미래의 작은 자신이 될 것이다. 

철당간 옆에는 솟대로 만들어두었다. 하늘을 바라보는 상징물이며 제사와 연관이 되어 있는 솟대의 모습이다. 

선조대의 충청도관찰사 윤현(尹鉉·1514~1578)이 지은 칠언절구 속에서는 자신의 시속에 청주와 인연을 쓰기도 했다. "인생살이 헤어지고 만남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눈물을 참으며 헤어질 그때 손 놓아준 것 슬프구나. 만약 꿈속의 넋 걸어갈 때 자취가 있었다면 청주성 북쪽이 모두 길이 되고 말았을 걸세"

잠시 청주의 성안길을 걸어서 돌아본다. 청주 중앙공원이 자리한 곳은 분식이나 먹거리가 잘 알려져 있어서 사람들이 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필자도 이곳에서 가볍게 떡볶이를 먹어본다. 

분식(粉食)의 본래 의미는 '가루로 만든 음식'이란 뜻으로  1960-70년대 혼분식 장려 운동 당시에 쌀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밀가루의 사용을 적극 권장해서 만들어진 음식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요즘에 물가가 많이 올라가고 있어서 분식의 가격도 예전 같지는 않다. 성안길 내에서는 분식점마다 천차만별이다. 밥집과 비슷한 곳이 있는가 하면 길거리 음식 위주로 파는 곳도 여러 곳이 있다. 

청주 중앙공원은 스토리와 역사, 먹거리, 볼거리가 같이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호떡은 많이 유명해져서 시간에 상관없이 줄을 서서 먹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문화도시조성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굿쥬의 철당간점은 청년들이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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