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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0. 2023

APEC의 관문

KTX 그리고 청동기 문화재 전시관이 있는 신경주역

국가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가. 영토, 국민, 주권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국제분쟁을 보면 국가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국가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땅을 딛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영토가 있어야 하면 영토에서 살아가는 국민과 그들에게는 자주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권이 필요하다. 전 세계는 지리적으로 혹은 정치적, 군사적, 외교적으로 국가 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에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는 환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제적 결합을 돈독하게 하고자 만든 국제기구이며, 싱가포르에 사무국을 두고 있고, 총 21개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모든 도시에는 관문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있다. 공항이 있는 도시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표적인 곳은 기차역이다. 경주에 가기 위해 KTX를 타게 되면 신경주역에 도착하게 된다. 국제행사등을 위해 경주를 방문할 때 신경주역이 그 거점공간의 역할을 하게 된다.  

신경주역은 역명 확정 당시 중앙선·동해남부선 '경주역'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신(新) 경주역'으로 정했다. 경주역은 지난 2010년 11월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 개통 이후 13년 동안 운영되다가 2024년이 되면 경주역으로 이름을 바꿀 것이라고 한다. 

 2021년 12월 중앙선·동해남부선 이설로 기존 '경주역'이 폐역 돼 사라짐에 따라 경주시는 '신경주역'의 명칭 변경을 추진해 왔는데 APEC의 개최하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경주시에서 하고 있는데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경주역으로 이름을 고쳐 인지도를 높인다면 상징성 등 파생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천년고도 경주는 화려한 황금색이 연상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한반도에서 천년을 유지했던 국가는 신라가 유일하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의 역사를 보면 1991년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특별시에서 각료들이 참여하는 제3회 APEC 회의를 개최했고, 2005년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부산광역시에서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정상들이 참여하는 제17회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25년에 APEC 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면 대도시에서 열렸던 국제회의가 지방의 도시에서 최초로 열리게 되는 것이다. 지방을 활성화하고 살린다는 의미로 본다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국에 수많은 기차역을 가보았지만 이 정도 규모로 문화재 전시관을 갖춘 곳은 신경주역이 유일하다. 철길을 만들 때 발굴한 청동기 문화재 전시관이다.  

문화재 전시관 내부에 들어오니 천년의 숨결, 신라 역사가 보인다. 신라는 서라벌에 나라를 세우고 왕권을 키워나갔다. 역사책에서 보았던 시조 박혁거세에서 시작한 것이다. 

역을 옮기면서 경주 구간 공사 과정에서 발굴된 덕천리 유적은 2006년 발굴조사 결과 200여 기에 달하는 초기 신라시대 목관묘ㆍ목곽묘ㆍ옹관묘가 확인됐고 청동 마형 대구(말모양 허리띠 버클)와 옥 장신구, 철제 무기류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전시관 내부 대형 유리 바닥 밑에는 덕천리에서 옮긴 목곽묘를 배치했으며 몽고 침략으로 소실된 황룡사를 디지털로 복원한 첨단 동영상을 볼 수가 있다. 

태양이 저물고 달과 별이 보이는 시간. 역사와 전통의 경주는 밤이 되면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한 도시로 탈바꿈한다. 신경주역에서 경주의 야경을 보기 위한 공간으로 이동할 수가 있다. 

전시관 내부 대형 유리 바닥 아래로는 신라 초창기 고분이 밀집한 덕천리 유적에서 옮긴 목곽묘를 배치해 두었다. 


신경주역에서 청동기시대의 흔적을 보고 경주에서는 통일신라의 모습을 살펴볼 수가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후대에 어떻게 기억이 될까. 경주에서 APEC가 개최된다면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지 않을까. 조금 더 상상을 곁들여본다면 미래에는 지구를 벗어나 지구, 달, 화성의 경제협력체라는 것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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