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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6. 2017

걸 온 더 트레인

그녀에게 숨겨진 비밀은

스릴러 영화가 관객과 줄다리기를 하기 위해서는 영리하게 복선을 짜야하고 전체적인 그림은 보여주지 않지만 알 야채 리던 알아 채리지 못하던간에 실마리를 조금씩 흘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반전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끝까지 예측 가능하지 않은 상황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걸 모두 잘 구성해서 관객들과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히 걸 온 더 트레인의 주인공인 레이철은 알코올 중독자이면서 블랙아웃이 자주 일어나는 사람이다. 스릴러의 주인공으로 적절하다.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제대로 기억 못 하는 여자를 따라다니다가 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녀의 생각 속에서 만들어진 거짓인지 스스로를 의심하기 때문이다. 


건실해 보이는 톰과 자신의 잘못으로 이혼을 한 것처럼 보이는 여성 레이철은 알코올 중독자이면서 일할 의지까지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에 같은 통근 열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창 밖 풍경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런 그녀에게 메건 부부가 눈에 들어온다. 인생의 낙을 잃어버리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었던 그녀에게 이상적인 부부처럼 보이는 메건 부부는 실낱같은 희망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그녀가 사라지게 되고 레이철의 조각난 기억만이 그 진실을 알고 있을 뿐이다. 


걸 온 더 트레인에서 주인공은 세 명의 여성이다. 남자들이 등장하지만 모두 여성이 존재하는 데 있어서 구색을 갖추는 정도의 존재로만 인식이 되고 있다. 특히 전남편이었던 톰은 비중이 크지 않을 정도로 초중반의 출연 비중이 적다.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연기파 여배우를 세명을 등장시키는데 하나같이 여전사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의 레베카 퍼거슨, 에지 오브 투모로우의 애밀리 블런트, 캠퍼스 어택과 매그니피센트의 헤일리 베넷까지 모두 단련된 몸매에 여리함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이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관찰하는 여자이며 조각난 파편의 기억을 가진 애밀리 블런트, 사랑을 갈구하다가 사라진 여자 헤일리 베넷, 의심스럽지만 참고 경계하는 여자 레베카 퍼거슨으로 분해서 몰입감을 높여준다. 

세 여자는 모두 한 남자를 두고 얽혀 있는 사이이다. 누군가의 과거이며 누군가의 현재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남자이며 누군가의 여자이기도 하다. 걸 온 더 트레인을 스토리로만 평가하자면 평범하면서 끝에 조금은 시원한 반전을 주는 그런 영화다. 중반 정도에 누가 범인이 대략 예측이 가는 상황이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인해 끝까지 보게 만드는 영화다. 


여자는 약해보이기 위해 연기하지만 생각보다 강한 존재이다.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극복하고 기억의 파편을 더듬으며 자신을 찾아가는 레이철의 분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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