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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3. 2023

도로시 (Dorothy)

계룡의 오즈의 마법사를 담은 느낌의 카페 도로시

어릴 적 기억으로 돌아가보면 드넓은 평원 한복판의 외딴집에 사는 도로시라는 소녀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더니, 도로시의 집을 오즈의 나라로 날려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하다가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된 도로시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에메랄드 시에 사는 위대한 마법사를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찾으러 가는 도중에 똑똑해지고 싶은 허수아비, 심장이 필요한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를 만나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가 오즈의 마법사다. 

계룡시를 지나쳐가다가 우연하게 도로시라는 이름의 카페를 발견하였다. 어릴 때 재미있게 읽어보았던 오즈의 마법사라는 책의 주인공이자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였던 도로시는 무언가 주도적이 느낌이 드는 소녀였다. 

사람들은 모두에게 간절하게 필요한 것들이 가끔씩은 생겨난다. 이날은 식사를 하고 간절하게 무언가 간식을 먹고 싶었는데 우연하게 찾은 도로시라는 카페는 눈길을 끌었다. 

도로시 카페의 내부로 들어오면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모두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와 관계된 것들이었다. 누가 이곳을 그렇게 꾸몄을까. 오즈의 마법사는 사악한 서쪽 마녀를 쓰러뜨리면 모두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가다가 늑대와 벌들의 습격을 받았지만, 도로시 일행은 힘을 합쳐 서쪽 마녀를 물리치고 에메랄드 시로 돌아오게 된다. 

음료를 주문하고 간식이 될만한 것을 찾아보았다. 오래간만에 호떡을 먹어보려고 주문을 했는데 호떡이 아니라 공갈빵 같은 느낌이다. 

보기와는 다른 그런 맛이니 주문을 할 사람들은 그걸 염두에 두고 주문을 하면 좋을 듯하다. 아무튼  미국 고전 동화 '위대한 마법사 오즈'에서 미지의 여행을 시작하는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의 용기 있는 여정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주인공의 삶이 동화적으로 표현된다. 

도로시는 다양한 이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데 성녀 도로테아(St. Dorothea,?~303)의 이름을 딴 유럽권의 애칭으로 도로테아의 다른 애칭으로는 도라(Dora) 등이 있다. 도라는 이자벨라 모네 주연의 도라와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음료를 주문하고 내부를 채우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살펴본다. 어릴 때의 동화는 미국의 다양한 분위기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었다. 도로시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중산층 시민들의 의미한다. 

오즈의 마법사를 쓴 작가 바움은 소설 속의 허수아비를 디플레이션에 의해 파산난 서부지역의 농부, 양철 나무꾼은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과 빈약한 사회보장제도 하에 일하던 파산한 노동자, 사자는  입만 산 미국의 정치인들을 꼬집었다고 한다. 

도로시 카페는 2층도 있는데 2층은 약간은 예술적인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두었다.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오즈의 마법사는 허수아비에게 두뇌를, 양철 나무꾼에게 심장을, 사자에게 용기를 각각 상으로 주었다. 도로시는 우연하게 동쪽의 마녀에게 뺐은 은색 구두의 굽을 맞부딪쳐서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계룡 향적산 아래 자리한 도로시카페는 충남 계룡시 엄사면 향적산길 50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은 오즈의 마법사 속의 도로시라면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란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보았다. 지금도 미국에서 1온스(ounce)는 자주 사용되는 도량형 단위다. 제목인 오즈(Oz)는 그 온스에서 착안한 것이다. 금본위제의 문제로 한참 미국의 시민들이 힘들어할 때의 모습을 풀어낸 것이기도 하다. 

미국 오즈의 마법사를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영화를 통해서였다. 이 작품으로 인해 도로시 역을 맡은 갈런드는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아카데미 상도 받은 그녀는 잇따라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녀의 생애 마지막 15년은 고통스럽게 보냈다고 한다. 오즈의 마법사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삶에서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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