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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5. 2023

극단적 이기심

중앙대 연영과 김근우 자신의 가족을 존속살해하다. 

2000년대 초반으로 기억을 되돌려보면 그때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많이 사용했던 시기로 기억이 난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개인적인 지출에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지만 대책 없이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신용카드 대란이 일어났을 만큼 당시 신용카드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돈에 대해 제어가 되지 않는 사람은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는 자신의 경제적인 수준을 잊어버리게 하는 마법의 플라스틱과 같이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다. 


자식을 망치는 주된 범인(?)은 부모인 경우가 많다. 자식들이 사회에 대한 생각과 관점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가장 먼저 배우는 대상이 바로 부모다. 옳고 그름이 없이 자식의 과오를 덮어주는 것은 그 자식을 더 나쁜 길로 이끌고 결국에는 그 자식의 인생을 망가트린다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용카드가 젊은 사람들에게 확산이 되어가던 2000년 초에는 대학생들도 주체하지 못하고 카드를 사용해 댔다. 


친구를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사람은 자신이 마치 그런 사람이라도 되는 듯 착각을 한다. 연예계 쪽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허세와 자신도 알지 못한 채 사치에 물들게 된다. 주변에서 보는 것들이 그렇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했던 김근우는 겉모습은 번지르르한 스타일의 학생이었다고 한다. 3학년에 휴학을 했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용카드로 여자친구와 그럴듯한 삶을 살면서 카드를 마구 써내기 시작했다. 몇 백만짜리 명품을 선물하고 미래가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신용카드를 막 쓰다가 김근우는 결국 4,000만 원이 되는 카드 빛을 지게 된다. 어릴 때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받고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부모가 해결해 줘야 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했던 모양이다. 빌라에 살면서 넉넉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2002년 4월에 자신이 노후를 책임질 연금을 해약하여 빛을 청산해 주었다. 그런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여자친구에게 호감을 산 김근우는 어떻게 여자친구 아버지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카드로 7,000만 원을 쓰고 자신의 카드로 600만 원, 아버지 명의 카드로 400만 원의 빚을 지게 된다. 


더 이상 감당해 줄 수 없는 부모와의 갈등으로 김근우는 2002년 12월에 가출하였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빚을 부모가 책임져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2003년 6월 9일에 집에 귀가를 하게 된다. 먼저 자신의 어머니에게 카드빚을 갚아달라고 윽박을 지르면서 부모라면 당연히 자식이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게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실랑이를 하게 된다. 그래도 돈이 없다고 말하자 자신의 어머니를 뒤에서 목 졸라 기절시킨 후에 베개로 눌러 살해한다. 그리고 작은방에서 있던 당시 87세의 할머니를 베개를 이용하여 살해하였다. 칼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가 형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자 숨어 있다가 형이 방으로 들어갈 때 뒤에서 칼로 가슴, 어깨, 목 등을 약 15회 무참히 공격했지만 죽지는 않고 기절했다. 


이어 아버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집안에 모든 불을 끄고 현관에서 몰래 기다린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아버지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할 때 아버지를 부르면서 들어오지 않으면 형을 죽이겠다고 말한다. 김근우 아버지는 바로 집에 나와서 경찰에 신고하였고 경찰이 출동하여 집에 도착했을 때는 김근우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김근우는 인천과 부천을 오가면서 PC방에서 숨어 다닌다. 명품등을 선물한 여자친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친구도 있었는데 메일로 연락을 했었다고 한다. 그 메일의 내용은 "오늘 식구들 작업하려다가 실패했어. 엄마랑 할머니까지 성공했고 형도 거의 성공했는데, 아빠는 현관에서 의리없이 도망쳤어. 내가 도낭가고 나면 복권 사는 거 잊지 마라 로또로! 그래야 카드빚 다 갚을 거 아냐." 그러던 김근우는 6월 15일 PC방에서 잡히게 된다. 


김근우는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았다. 그런 김근우는 자신의 형과 아버지에게 사형을 면하기 위해 탄원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형과 아버지는 김근우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살다 보면 극단적인 이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본다. 특히 가족관계에서 자신을 위해 나머지 구성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인과 이름은 같은 김근우는 상상을 할 수 없는 행동을 했지만 그가 생각했든 삶은 부모가 부유하게 만들어주어야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성이 돈을 잘 쓴다고 해서 넘어가는 사람들은 그 함정에 결국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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