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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8. 2023

망상해변의 작품

동해시 최북단에 자리한 한국의 산토리니 망상해변 

고대에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불렸던  티라 섬에서는  BC 2000년 이전에 이미 사람이 살고 있었지만 BC 1,500년경 화산이 폭발하여 섬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모두 죽였다고 한다. 지금도 가장 아름다운 섬이면서 활 모양으로 구부러진 이 섬의 가장자리와 폭발한 화산의 흔적인 티라시아 섬 및 아스프로니시 섬은 둘레가 60km에 이르는 커다란 석호를 이루고 있는 그 섬은 산토리니라고 불리는 그리스의 남동부의 아름다운 여행지다. 

아름다운 섬이라는 산토리니에 비견될만한 여행지가 바로 동해시다. 동해시의 최북단에 자리한 여행지로 망상해수욕장이 있는데 망상해수욕장에는 최근에 모래로 만든 작품을 연상케 하는 작품들이 해변에 조성이 되어 있었다.  

망상해수욕장은 동해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면서 동해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망상해수욕장에 오면 시계가 먼저 눈에 뜨인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6시가 조금 넘는 시간에도 이런 야경을 보여주고 있다. 

망상해수욕장의 입구에는 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눈에 뜨인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우두인신인 미노타우로스는 미노아 문명의 여러 예술품에 가장 널리 쓰인 소재이며 크노소스 궁전 벽의 채색 프레스코에도 그려있는 미노아 문명을 연상케 한다. 

곱디고운 모래가 펼쳐져 있는 망상해변으로 걸어서 들어가 본다. 작품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는 적혀 있지 않아서 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질 듯하다. 

마치 모래로 만든 작품처럼 보이지만 표면작업을 그렇게 해두어서 오랜 시간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자유로운 동물과 캐릭터들이 망상해변의 모래밭에 자리하고 있다. 마치 시골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던 여신이며, 지방에 따라 성격과 역할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님프들과 함께 산·숲·늪지를 춤추며 돌아다니던 야생적인 성격을 가진 여신인 아르테미스가 만들어둔 것처럼 보인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작품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모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할까. 자유로운 영혼을 그려놓은 것일까. 

밤에도 작품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조명이 잘 설치가 되어 있다. 덕분에 망상해변은 또 다른 느낌의 핫플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망상, 대진, 어달, 하평, 한섬, 추암 등 아름다운 해변이 늘어서 있는 곳 중에서 모래색을 닮은 작품이 설치된 망상해변은 또 다른 색채가 만들어졌다. 

학자들은 아르테미스가 원래 아시아의 대모신(大母神)과 비슷한 크레타 산맥의 어머니에서 비롯된 모신(母神)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곳에 놓인 작품들은 한국적이라기보다는 그리스의 색채가 더 많이 묻어나고 있다. 

목숨을 지키는 데 필요한 공기와 음식을 빼놓고, 말만큼 중요한 것은 없지만 사람이 키우는 것으로 말만큼 오랜 시간 같이한 동물도 없다. 

벌써 시간이 지나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지난날을 살포시 돌아보고 내일을 설계할 전망 좋은 여행지를 찾는 시기로 이맘때가 좋다. 2024년은 푸른 용의 해라고 한다. 한 해의 아쉬움을 툭툭 털어내고 청룡의 해를 맞을 수 있는 여행지로 그리스의 산토리니의 작품들이 보이는 망상해변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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