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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8. 2017

디나이얼

진실은 왜곡되지 않는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화보다 의미 있으면서 사람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영화에 많이 출연하는 배우 레이철 와이즈의 믿고 보는 작품이 하나 등장했다. 디나이얼이라는 작품은 데보라 립스 타트라는 역사학자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유대인을 학살했던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영국 저술가 데이비드 어빙을 비판한 책으로 인해 명예훼손을 당해서 소송당한 일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문득 생각해봤다. 필자는 나치가 12년 (1933~1945) 동안 자행했다는 대학살 홀로코스트를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살아 있는 사람들의 증언과 당시 시설들이 있어서 정황적으로 확실해 보이는 역사적인 사실에 의심을 하면 어떻게 될까.  12년 동안 사망한 유대인 575만 명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역사적으로 기록된 것을 아는 것과 역사적인 팩트의 빈틈을 파고들어 그 진실을 흔드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지금도 수많은 백인 혹은 일부 게르만, 스킨헤드들은 논리, 합리성, 진실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우월성을 내세우며 범죄조차 아무렇지 않게 묵인하려고 한다. 


영화 속 홀로코스트의 중심에는 대표적인 대량학살 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가 있다. 법리에 근거하여 데이비드 어빙에 의해 소송에 휘말리게 된 데보라 립스태트는 화려한 언변술과 궤변에 능숙한 데이비드 어빙에 의해 진실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석으로 몰리게 된다. 그런 그녀를 위해 변호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리처드 램튼을 비롯하여 앤서니 줄리어스는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들인 그녀를 대신하여 기꺼이 법률적인 대리인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우리는 지금도 한국에서 데이비드 어빙 같은 사람들을 TV에서 광장에서 쉽게 만난다. 그들은 화려한 언변과 거짓도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궤변과 사람들을 선동하며 마치 신흥종교의 교주라도 된 듯이 대중들을 이끈다. 진실을 가려내는 훈련이 덜되어 있는 혹은 TV에서 등장하는 사람이라면 유명하기에 진실된 말을 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에 근거하여 사람들은 따른다. 그들은 대중 앞에 서는 것에 너무 익숙하면서 사람들의 말을 받아치고 그 틈새를 공략하여 때로는 야만적으로 때로는 피도 눈물도 없이 찢어발기는 사회적인 맹수며 하이에나다. 


데이비드 어빙은 홀로코스트의 사실 근거가 미약하며 히틀러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주장하며 데보라 립스 테트의 변호인단이 보여주는 근거에 반박하며 초중반까지 우세적인 입장에 서있게 된다. 

법정에 서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양심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입장에 서게 된다. 그들을 대변해줄 변호인에 의해 진실을 밝혀지고 때론 묻히기도 한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는 당연히 관객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겠지만 시간이 있다면 꼭 감상해볼 만한 영화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과 기각을 앞두고 있는 이때 디나이얼이라는 영화는 명확한 진실의 악의적인 왜곡을 넘어설 수 있는 논리에 기반한 합리적인 판결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사람 사는 세상 참 묘하다. 어둠이 있어야 밝음이 더 환하게 느껴진다는 사실 말이다. 


"역사적 진실을 왜곡한 것은 의도적이었으며 어빙은 그런 사건 들을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믿음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음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인용함에 있어서 역사적 증거를 왜곡하고 조작함과 연관이 있어도 개의치 않았다.


판단컨대 본 법정은 피고 측 주장이 정당하다고 본다. 이에 본 법정은 피고 승소 판결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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