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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2. 2017

프리즈너스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사람마다 선과 악의 경계선은 조금씩 아니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 돈만 벌 수 있다면 불법도 인용되는 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선과 악이라고 생각하는 범죄들은 있다. 살인이나 유괴, 강간 같은 중대 범죄 말이다. 누군가의 아이를 유괴하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의 범죄일까. 유괴는 한 아이의 인생에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를 무너트린다는 점에서 치명적이고 사악한 범죄 행위이다. 


두 가족의 아이가 유괴되었다. 켈러 도버, 그레이스 도버, 프랭클린 버치, 낸시 버치는 딸이 유괴되고 한 가족은 경찰에게 맡기고 체념하지만 한 가족은 그렇지 못했다. 켈러 도버는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경찰의 점잖은(?) 수사 대신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다. 다만 그가 선택한 방법은 합법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유괴범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선량한 사람조차도 저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은 그 심연의 어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켈러 도버는 자신이 확신하는 범인 혹은 조력자를 직접 잡아서 자신의 딸의 행방을 묻는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그를 막다른 길로 몰아가게 만든다. 프리즈너스는 묵직한 영화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인간 내면의 변화와 자신의 가족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변해가는 한 남자를 그려내는데 그걸 보는 관객들은 편하지만은 않다. 안타까우면서도 꼭 그렇게 해야만 했던가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캘러 도버는 유괴범과 지능적인 대결도 해야 하지만 로키 형사의 추적도 따돌려야 한다. 휴 잭맨을 한국인에게 각인시킨 캐릭터는 울버린으로 박혀있다. 손에서 무시무시한 아다만티움 칼이 나오는 그런 강인한 남자에서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아버지로 돌아왔다. 게다가 로키 형사를 따돌리기 위해 그는 더욱더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 

유괴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 연약하고 의지가 약해 보였던 로키 형사는 점차 이 사건에 깊숙하게 빠져든다. 형사로의 직감도 가지고 있는 그는 이 사건 뒤에 감춰진 실마리를 하나씩 밝혀낸다.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프리즈너스의 배우들은 모두 그 사람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멋진 연기력을 보여준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범죄자가 없을 수는 없다. 그 범죄자를 예방하기 위해 법이 있지만 정말 악한 범죄자는 법이 있고 없고를 떠나 범죄를 저지른다. 딸을 찾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켈러 도버를 보면서 연쇄살인범을 쫓아가다 색깔에 물들어 그들과 비슷해지는 그런 사람이 연상되었다. 


켈러 도버는 딸을 찾기 위해 모든 방법을 사용하다가 그 끝에서 악마를 보게 된다. 그것도 예상치 못했던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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