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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3. 2017

언스토퍼블

위대함은 기본에서 나온다. 

몇 번이고 보아도 감동적인 영화 언스토퍼블은 기본과 책임감에 대한 내용을 잘 그려내고 있다. 7년 전에 개봉한 실화 기반 영화 언스포퍼블만 보아도 세월호의 관계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모양이다.  강한 심장을 가진 덕분에 철도계의 일명 ‘야수’라 불리는 777호기를 이동하려 하는데 이들 가운데 정비사 한 사람이 서둘러 일을 마치려는 생각에 엄청난 불운을 몰고 올 결정을 내리고 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철도로 밀려 나온 777 호기는, 철로에 가속이 붙으며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주를 시작,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며, 통제불능의 괴물 롤러코스터로 변해버린다


도심을 향해 돌진하는 무인 폭주 기관차를 만들어 낸 인재는 에어 브레이크를 연결하는 기본과 절대 기차를 혼자 달리게 하지 말라는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다. 안전규칙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 이상으로 싣지 말라고 하는 것과 출발과 운행의 기본을 지키는 것은 모든 사건을 방지할 수 있는 시작점이다. 


해고 날까지 18일이 남은 베테랑 기관사 ‘프랭크’는 소원해진 두 딸과 화해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프랭크에게는 열차가 전부이며 남의 시선을 끌지 않은 채 맡은 일을 마무리하길 원하는 평범한 가장이다. 수년 동안 같은 일터에서 많은 지식과 기술을 쌓아왔지만, 컴퓨터가 제어하는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갑자기 그런 지식이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의 큰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부딪친다. 우리 사회는 이런 갈등이 근래에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단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또 한 명의 히어로 윌은  마지못해 가업인 철도 회사 AWVR에 신입으로 취직을 하는데 자신이 실패했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기 혐오감이 심하고, 게다가 가족이 주는 중압감과 특혜를 받고 입사했다고 질시하는 동료 직원들이 그의 수습 기간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를 화산과 같은 존재이다. 


 젊은 날의 패기만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던 윌은 프랭크의 노련함을 보고 계속 놀라게 되는데 나이들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현명함은 젊은 사람이 쉽게 얻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4,500톤의 중량감을 가지고 달리는 777호의 무게감이 영화를 압도하고 있는데 10,000마력에 가까운 엔진의 힘이 영화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뛰어난 영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요 근래 나오는 영화처럼 CG가 액션을 표현하는 것도 아니지만 리얼한 영상미가 더욱더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영화는 보는 내내 긴장의 끈과 때론 웃음코드를 잃어버리지 않은 오버하지 않은 재난 영화의 표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그려낸다. 


화려한 액션도 멋지게 차려입은 주인공이 등장하지도 않았지만 어떤 영웅보다도 멋져 보였던 윌과 프랭크의 궁합은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를 보장해준 듯하다.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열차를 막겠다고 뛰어든 것은 책임감이다. 그리고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가 아니라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생각이 그 밑에 자리하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소신을 그대로 추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만들어낸 소박하지만 멋진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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