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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3. 2024

도시계획기사

24년 전으로 돌아가보며 생각한 그 시절의 기억

공부라는 것은 왜 하는 것일까. 어떤 자격을 갖추어서 그 분야에서 일을 하기 위함이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사회에 나름 정당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필자도 열심히 자격증을 공부를 했던 때가 있었다. 그 분야로 계속 나갈 수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공무원이 체질에 맞지가 않아서 지자체의 도시계획직이나 공사등에서 일하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취득을 한 자격증 중에 집중적인 노력을 했던 자격증은 도시계획기사였다. 물론 필자가 대학을 졸업할 때 전공이 그러했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모토가 지금 최선을 다하자라는 것이었다. 도시계획기사라고 불리게 된 것은 98년부터 대통령령에 의해서였다. 그전까지 도시계획기사 1급이 있었지만 사실 2급이 없었으니 의미가 없었다. 


공인중개사를 시험 본 적도 있었지만 도시계획기사가 더 어렵다. 법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공인중개사가 조금 더 외울 것이 많지만 사실 도시계획기사와 과목중복도 있어서 그런지 공인중개사는 수월하다고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도시계획기사를 취득하고 취직을 하게 되면 기관이나 회사의 규모 등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신입을 기준으로 평균 5,000만 원 정도부터 시작을 한다. 지금이야 자료가 많아서 취득이 수월한 편이지만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1차의 합격률은 20%대이고 그중에서 다시 2차 시험을 본 사랍들이 합격률이 10%를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었다. 최종합격률로 본다면 3~5%정도였던듯 하다. 


필자의 경우는 학원은 다녀보지도 않았고 혼자서 공부를 해서 1차와 2차를 한 번에 통과를 했던 것이 1999년이었다. 1차 시험의 합격률은 잘 모르겠지만 2차 시험의 경우 대전에서 혼자 합격을 했었다. 충남 1명, 충북 1명이었던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당시 2차 시험 도면의 예시가 없어서 혼자 인구추정등의 계산을 하고 도면을 그리는 것을 시뮬레이션하면서 연습을 했다. 하루에 도면 두장씩은 그렸으니 시험을 두 번씩 보는 느낌으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야에서 일해본 적도 있었지만 도시계획기사의 역할이 많이 늘어나는 것이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스마트시티, 탄소중립도시, 친환경도시등의 정보 등을 시험과목에 넣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물론 기술사 시험에서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기는 하지만 도시계획기사란 자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언가를 바꾸면서 살아간다. 지금 도시계획기사를 보기 위해 도면을 그리라고 한다면 쉽게 할 수 없을 듯하다. 

유사하게 도면을 그리는 자격증 중에 토목기사, 건축기사, 실내건축기사, 조경기사가 있다. 모든 도면을 그려보기는 했지만 도시계획기사가 가장 범위가 넓다. 토목이나 건축은 산업기사에서만 도면을 그리지만  어떤 관점에서 보면 러프하면서도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데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토목, 건축, 실내건축, 조경은 모두 정확한 수치가 필요한 편이다. 특히 토목은 스페셜한 도면을 그려야 한다. 즉 연습만 하면 마치 수학처럼 그려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건축과 실내건축은 약간 다르다. 희한하게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 중에 실내건축기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개인적으로 실내건축기사 실기를 공부해 보는 것은 집안 인테리어를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니 공부해 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어번스케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실내건축기사 실기의 도면들을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채색을 하는 수준도 어번스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조경의 도면도 재미는 있다. 아기자기한 것에 디테일이 있다. 물론 물량등의 계산도 있지만 토목이나 건축에 비하면 아주 쉬운 편이다. 조경기사의 핵심이라면 도면에 있지 않을까. 요즘에는 어떻게 시험을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경하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도면의 크기도 상당히 작은 편이다. 


도시계획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로 흘러갔다. 사람에게는 때가 있다는 말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2024년이다. 물론 평생에 노력을 하면서 살겠지만 그 나이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한 해가 되면서 무엇을 해보는 것이 가장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금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가.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노력이 뒷받침이 되어주는지에 대해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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