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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4

KOK 코인

돈 놓고 돈 먹기를 상상하면 결국 망하는 지름길

코인사기가 일어날 때마다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뢰할만한 사람이 경영진에 있었고 일정기간 동안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았다는 것에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 설사 사회적으로 신망이 있는 사람이 경영진에 있다는 사실이 왜 사기 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연결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돈에 대해서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회사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도 없는 사람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바보 같은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을 증가시키는 대신에 가지고 있는 돈이 더 큰돈을 만들어주기를 갈망한다. 솔직히 그 방법이 쉬우니 당연히 그쪽을 따라가려고 한다. 세상에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렵게 벌어서 쉽게 돈을 잃어버리는 것이 사람들이다. KOK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부했다고 말하지만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알아본 것이다. 다단계 회사나 코인 사기회사의 기술력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사람들이 언론에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본 것을 공부했다고 말한다. 


코인의 원천기술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착각을 한다. 아니 그 회사가 팔 수 있는 상품이 어떤 것 인지도 모른 채 돈을 왜 투자를 하는가. 상품이 그냥 포장만 있고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그들이 한정으로 만들어낸다는 코인도 사실 거짓말이다. 한정으로 만들어낸다고 치자. 그렇게 희소한 것을 왜 다단계 방식으로 돈을 끌어모으겠는가. 미디엄은 KOK 토큰 사기 논란에 휩싸여 울산지검,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서울 강남경찰서 등의 수사를 받고 있다. 


더 이상 KOK코인을 판매하기가 힘든 이 사기기업은 희한한 가상자산 리고를 프라이빗 세일(비공개 판매) 방식으로 판매할 것이라 밝혔다. 새로 만든 코인을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해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알음알음 판매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노후를 보장해 주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이 어떤 것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남이 벌어다 주는 돈을 가지고 노후를 보장하겠다는 말을 믿는 순박함이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코인이든지 그 기술은 대부분 얄팍하기 그지없다. 최소한 공부를 하려면 그 기술이 원천기술이며 그 원천기술이 생산적인 용도에 사용되며 다단계 방식으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천기술도 아니고 생산적인 것도 없고 그러다 보니 돈을 끌어들이려면 다단계 방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것이 복제가 가능하며 삭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아무것도 없는 데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속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왜냐면 코인이나 블록체인기술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지만 무언가 있어 보이는 것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다. 사실 블록체인기술도 평준화돼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언어만 알고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즉 개나 소나 만들 수 있는 잡기술로 만들어진 코인을 어렵게 번 돈을 들여서 사는 셈이다.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열심히 홍보한다. 왜냐면 다른 사람들도 코인을 사야 자신의 돈이 그나마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자신의 재능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돈으로 돈 먹기를 하는 방법은 세상에 없다. 그렇다고 굳게 믿는다면 꿈꾸는 다락방이 아니라 지옥같은 독거방에 갇힌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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