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의 곰탕

충북의 밥맛 좋기로 유명한 곰탕집에서 먹어본 새싹삼곰탕

앉은자리가 바늘방석이고 선자리가 작두위라는 여성의 삶이 그려진 드라마의 제목이 곰탕이다. 김혜수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드라마에서 옛날 우리네 삶을 엿볼 수가 있다. 일제강점기를 그린 영화 속에서 곰탕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까. 한 남자가 여러 여자와 살아도 아무렇지 않았던 시대에 여성의 삶은 누군가의 남자에게 속한 삶에 불과했다. 어머니세대보다 더 앞선 세대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젊은 세대다. 곰탕 속의 남자는 한량에 여성에 대한 배려란 찾아볼 수 없는 바닥 인생이다. 부모가 미두로 재산을 모으고 자식이 미두로 모든 재산을 탕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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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참으로 사는 것이 기구하고 허무할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면 자식들에게 삶의 방식이 아닌 돈을 물려준다. 삶의 방식이 아닌 돈을 물려받은 자식은 두 가지 방식으로 살아간다. 돈에 더욱더 탐욕스러워지던가 호탕하게 돈을 탕진한다. 보통 후자의 삶을 살면서 끝없이 풍요로울 것 같은 여유로운 모습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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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밥맛 좋은 집을 찾아 곰탕을 먹어보기로 했다. 인스턴트 음식과 빠르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은 요즘 오랜 시간 푹 끓여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느림의 미학이 있다. 반찬은 깔끔하면서 먹을만한 찬 위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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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삼은 뿌리를 먹지만, 새싹삼은 뿌리는 물론이고 잎과 줄기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다. 새싹삼 잎에는 6년 근 인삼 뿌리보다 8~10배나 많은 사포닌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곰탕에 새싹쌈을 넣은 메뉴를 주문해 보았다. 향긋한 내음새가 곰탕에 스며들어 있다. 새싹삼 재배에 최적화된 특허시설에서 인삼 맞춤형 토양을 사용해 기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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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떡 혹은 김치전이 반찬으로 나오면 무언가 식사에 플러스가 되는 느낌이다. 밀가루나 찹쌀가루에 된장 또는 고추장을 풀어 반죽한 뒤 계절 채소나 김치를 넣어 지진 부침개를 장떡이라 부른다. 매일매일 돈이 바닥이 난지도 모른 채 여자들과 술판을 벌이며 유흥을 즐기던 남편은 결국 집까지 모두 날려먹는다. 그렇게 집에서 쫓겨나서 올라온 김혜수는 서울의 장터에서 곰탕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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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은 너무 진하면 부담스럽고 너무 가벼우면 먹은 것 같지는 않다. 설렁탕과 곰탕은 결이 조금 다르다. 곰탕이 살짝 더 묵직하면서도 깊다. 음식은 시작도 정성이고 끝도 정성이다. 마음에 드는 사골과 쇠뼈를 손수 골라오고, 뼈를 우려낸 국물에 양지와 사태를 삶아내 맛을 돋우고 뽀얗게 우러난 뼈 국물이 담백하면서 뒷맛이 고소하고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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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에서 김혜수가 운영하기 시작한 식당의 이름은 진미옥이다. 13살부터 민며느리같이 들어가 배워온 곰탕의 정성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인생후반을 스스로 개척하면서 살아간다. '조선요리'의 설명대로 양지와 사태에 약간의 소머리와 양 등 소고기를 1차로 1~2시간 끓인 다음 대파, 무, 양파, 마늘 등 채소를 넣고 다시 끓여낸다고 한다. 가족이 둘러앉아 뜨끈한 곰탕 국물에 밥 말아먹으며 새해맞이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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