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이 필 무렵이 아니더라도 겨울에 맛있는 강원도의 맛
오래간만에 38선을 넘어서 이북으로 향했다. 아래에 살게 되면 38선을 넘어서 이북으로 갈 일은 많지가 않다. 물론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38선은 무언가 북방의 한계선과 같은 느낌을 준다. 양양군으로 가면 그 선을 넘어가는 곳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열강등은 그 지역에 대한 배려 없이 선을 쭉 그어버리는 참상을 저질러왔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보면 이상하게 쭉쭉 뻗어 있는 국가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38선은 전후 한반도에 단일세력 진입을 막기 위한 신탁통치안, 제2차 세계대전중 군사점령과 항복접수를 일국에 맡길 수 없다는 구획선 안 등 전후처리 과정에 줄곧 내재된 미·소의 국제정치적 흥정과 이익의 결과이기도 하다.
겨울 하면 선비들이 좋아했다는 냉면 혹은 막국수, 메밀국수가 연상이 된다. 양양군의 겨울먹거리 메밀국수를 먹기 위해 양양에 유명하다는 한 음식점을 찾았다. 이곳에 오니 오래간만에 천장에 매달려 말려지고 있는 메주를 볼 수가 있다. 이런 장면은 오래간만에 보는 듯하다.
조선초까지만 하더라도 양양군은 강원도의 중심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강원도의 이름을 만든 강릉과 원주가 정치적 · 사회적 사건으로 일시 격하될 때에는 도의 이름을 양양이 들어갔을 때가 여러 번 있었다. 즉 원양도라고 부르기도 하고 강양도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삼팔선을 넘어서 양양군의 음식점에서 물막국수를 주문해 보았다. 여름에도 좋지만 원래 차가운 국수는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기도 하다. 덤덤한 느낌의 메밀국수를 먹으면서 강원도의 향수를 느껴본다.
메밀국수는 김치보다 무김치가 더 어울리는 듯하다. 무김치의 아삭함이 메밀국수의 툭툭 끊어지는 맛과 어울림이 괜찮다. 메밀국수의 진가는 국수를 모두 먹고 나서 마시는 시원한 육수에 있다.
양념다대기장이나 겨자는 각자 선호에 따라 넣어서 먹으면 된다. 겨자를 너무 많이 넣어서 그런지 코가 상당히 찡한 느낌이다.
막국수나 평양냉면의 경우도 사실 메밀국수와 비슷한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순 메밀 반죽만으로 만드는 면은 바로 뽑아 먹어야 하는 생면만 가능하기 때문에 양양과 같은 현지에 가서 먹거나 국수 기계로 직접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다. 고소하면서도 김과 참깨의 어울림이 감칠맛을 더해주는 그런 시원한 맛이다. 겨울이면 양양을 찾아가서 메밀국수 한 그릇 시원하게 해 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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