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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7. 2017

조작된 도시

뻔~한, 익숙한 이야기 

조작된 도시는 너무 뻔해 보이는 이야기들이 엮어서 그런 것일까.

이미 스토리텔링에 대한 설계도를 받고 보는 그런 영화 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초반부의 나름 다이내믹한 슈팅게임으로 시작해 1인칭 액션 영화 하드코어 헨리의 국내 버전을 보는 듯한 신선함을 보여주었다. 물론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고 게임상에서만 달인으로 서로를 추켜세워주는 이들이 언젠가는 팀워크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하게 되었다. 


이어 게임상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현실에서는 PC방 죽돌이였던 권유는 조작된 사건에 휘말려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살인까지 하는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 이 부분부터 대부분 예상이 가능한 시나리오대로 전개가 된다. 누군가가 배후(보통은 가까운 인물)에 있고 성범죄자가 감옥에서 당하다가 자신을 괴롭히는 대상을 절치부심하여 이겨내고 탈옥하여 자신의 무죄를 밝혀낸다는 플롯이다. 


게임으로 시작한 팀워크이니만큼 그중 한 명은 PC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해커 한 명정도가 속해져 있었다. 심은경이 맡은 여울이며 일명 털보라고 불리는 캐릭터가 그런 사람인데 자신을 감추며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익숙한 그녀는 키메이커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녀를 중심으로 데몰리션, 여백의 미, 용도사가 모여 권유를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감옥에서 탈출하는 시나리오로 이미 널리 알려진 프리즌 브레이크가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서는 감옥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탈출하는 시나리오를 무척 선호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감옥에서 다쳐서 외부의 병원으로 이송되면 무조건 탈옥한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너무 익숙한 시나리오이다. 

범죄를 저지를 만한 사악함(?)이 없던 사람이 감옥 안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모색한다는 설정은 익숙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영화의 기승전결에서 고난을 겪는 부분에서 빠지기에는 아쉬운 대목이다.  

영화는 적에게 반격을 할 만한 정보를 캐낼 수 있다는 해커, 그리고 주인공을 도와주는 다소 이색적인 캐릭터, 감옥, 못살게 구는 놈, 설계도를 그리는 나쁜 놈, 그 뒤에 있는 돈 많은 놈이 있는 어디서 본듯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모두 담았다. 

조작된 도시가 뻔하고 익숙한 설정을 담았다고 해서 재미가 없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곳저곳의 콘셉트와 설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둔 탓인지 그저 그런 영화로 남아버렸다. 시나리오는 예상 가능했으며 개연성이 부족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풀어나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고담시티도 아닌 것이 조작된 도시에서는 그들만 조작되어 살아가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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