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스토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06. 2024

출산 1억

사람들은 어떤 돈이든 자기만 챙기면 그만인 사회 

사람들은 어떤 현상만 보고 그 이면에 숨겨진 다른 의도나 탐욕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이 자신의 사비를 들여 전남 순천의 주민과 초중고 동창, 친인척 등 주변 지인들에게 현금을 주는 것을 보고 마치 통 큰 기부 그리고 착한 선행처럼 포장되어 기사로 언론사들이 떠들어댄 적이 있다. 언론사들 역시 부영그룹과 같은 토건회사들의 광고비를 받으니 당연히 입 아프게 그 선행을 찬양해야 했을 것이다. 돈 들어오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선행한 이면에는 이중근 회장의 비리가 있었고 그 비리 때문에 형을 선고받게 된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4300억 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2018년 검찰 기소됐다. 2020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그해 8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때마침 돈을 가지고 언론사에 흘리게 된 것은 누가 봐도 그 형을 감하고 다시 복귀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었다. 


토목과 건설관련해서 잘 알기 때문에 부영그룹이라는 회사가 어떤 집을 짓는지는 잘 알고 있다. 부영그룹은 경쟁으로 인해 큰 토건회사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짬짜미로 물량을 받아서 건설을 추진했는데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회장의 (주)부영 지분율은 93.79%로, 배당액의 대부분은 이 회장에게 지급되고 있다. 부영의 매출액은 2021년 1조 7440억 원에서 2022년 6626억 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1286억 원에 던 영업이익은 1425억 원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지만 여전히 이중근 회장은 많은 돈을 배당으로 받고 있다.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계획을 발표한다.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에게 현금 1억 원을 지급한다고 한 것이다. 그 의도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재무상황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고 부영그룹의 미래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룹의 주요 수익원이 건설에서 나오는데 불구하고 건설의 비중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고 기술력으로 보아도 그렇게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셋째까지 출산하는 임직원 가정은 출생아 3명분의 출산장려금이나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도 하는데 참 어이가 없는 발언이다. 


개인 기부금액은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대상으로, 법인 기부금액은 법인 소득공제 대상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과 출산장려금을 면세 대상으로 하고, 기부자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주자는 '출산장려금 기부 면세 제도'는 돈은 썼지만 기업의 모든 비용으로 처리를 하자는 것이다. 저출산은 단지 아이를 키우기 힘들기 때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치 한국이 미래에는 없어질 것처럼 떠들지만 그럴 일은 절대로 없다. 그냥 인구가 지금보다 많이 줄은 상태에서 잘 유지가 될 것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하던 아주 쉬운 사업이 안될 뿐이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이면에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바라보지 않으니 저런 기사가 나오고 돈만 된다면 어떤 돈이든 받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이 열심히 댓글을 달고 있다. 대기업들은 굳이 임금이 비싼 50대 사무직의 고용을 유지할 필요가 없고, 이들의 조기퇴직을 강요하고 있다. 50대 초 조기퇴직은 자영업에 대한 과잉공급으로 이어지고, 자영업에서 실패는 노인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다. 자신의 미래가 뻔한데 누가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어 할까. 요즘같이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면 50대면 아이가 대학을 못 간 집안도 태반이다. 


얕은수를 써서 이슈화를 시키고 회사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포장하고 자신이 지금까지 했던 법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려는 행태도 모르고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지만 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아이에만 매달리는 지금 정치권도 답이 없다. 필자는 지금 한국의 경제와 사회는 지속 가능한 상태라고 보이지 않는다. 구조개혁을 해야 하지만 그럴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보이지 않으며 어떻게든 돈만 되면 무엇이든지 찬양할 사람들만 넘쳐나는 것 같다. 설날이 오기 전 부영 회장의 통 큰 현금 출산선물을 보면서 참... 결국에는 언론, 기업, 사람도 돈이면 어떤 것이라도 감출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국과 조민 부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