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관문 청소역에서 기차여행하듯이 방문해 보다.
운전이라는 것이 언제까지 하나의 직종으로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개인이 차량을 가지는 시대가 열리면서 차량은 이곳과 저곳을 빠르게 이동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되어줌과 동시에 자신을 나타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차량이 아닌 차량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택시다. 조선시대에 자신의 힘으로 이동하지 않는 가마를 탄다는 것은 그만한 부와 권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최소 2명이나 4명이 가마를 들어야 하고 한 명이 앞에서 방향을 잡아야 하니 상당히 비싼 이동수단인셈이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까지는 건너지 않고 대천을 지나서 오면 간이역인 청소역에 도달하게 된다. 청소역에 정차하는 기차는 KTX와 같은 고속으로 운영되지 않는 열차다. 그래도 청소면에 거주하는 분들은 하루에 8번 무궁화호가 정차한다.
청소역은 장항선에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로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건축적, 철도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어 국가등록문화재 제305호로 지정되었다. 청소역에 서게 되는 이날의 마지막 무궁화호가 들어오고 있다.
청소역으로 들어오는 무궁화호의 명칭 자체는 1947년 호남선에서 운행을 개시한 서부해방자호가 2년 후 이름을 무궁화호로 바꾼 것에서 시작되었다. 새마을호가 있긴 했지만 비둘기호와 통일호에 비해 무궁화호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열차였다.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차내 승무원 및 식당차가 필수적으로 있었던 고급 열차로서, 중산층 중에서도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던 열차다.
지금은 가장 등급이 낮은 열차지만 무궁화호는 열차여행의 대명사처럼 생각되었던 때가 있었다. 자 이제 무궁화호에서 내려서 청소역과 청소면을 돌아볼 시간이다.
필자의 시대에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차도 하늘길을 날아서 이동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기찻길이 있었던 공간은 모두 재배치되고 도시공간으로서의 활용도는 전혀 달라지게 될 것이다.
청소면은 위쪽에서 내려오면 보령의 관문이기도 한 곳으로 서해의 등대산이라고 부르는 오서산이 자리하고 있다. 장항선에 남아 있는 마지막 간이역이다. 가끔씩은 예전처럼 간이역을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보령시 청소역이 주목받은 것은 드라마 아버지 당신의 자리와 영화 택시운전사가 촬영되면 서다. 간이역과 인생을 함께한 노인의 상처 깊은 가족사를 통해 가족 간의 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가게 해주는 힘을 드라마에서 그린바가 있다.
청소역에는 택시운전사 촬영 이후에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오래전에는 이곳에도 인구가 적지 않게 있었고 도시로 학교등을 다니는 학생들이 열차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한국에서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거쳤다면 대부분 학창 시절이 있다. 학창 시절에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서 평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령시에서는 택시와 관련된 사업이 있는데 행복택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사업으로 거점과 승강장 이동 택시를 운행, 주민편의를 최대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올해 기존 천북면 마을주민 대상이었던 행복택시를 청소면으로 확대 운행,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도모할 것이라고 한다.
경주에서도 실제 모델을 본 적이 있는 택시운전사에 등장하는 택시다. 개인택시가 등장한 것은 1967년으로 15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의 포상제도로 실시되면 서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등장하는 택시는 개인택시다.
택시운전사 만섭은 외국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는 거금 10만 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영문도 모른 채 길을 나서게 되는데 그 첫 번째 방문하는 지역을 연출한 것이 바로 청소면이다. 참고로 그때 일반직장인의 월급이 13만원정도였다.
청소역에서 내려서 십여 미터만 나오면 택시운전사에서 촬영했던 현장이 나온다. 비록 이곳이 광주는 아니지만 긴박했던 그날을 촬영했었다. 영화 속에서 독일기자는 한 명의 택시기사를 만나며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오늘 어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적지는 운이 좋아지는 곳입니다. 미래를 바꿔주는 그런 마음을 가진 택시 운전사의 웃음이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