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목사(牧使) 고을 나주로 떠나보는 나주역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호국과 관련한 시기는 독립운동이 있었던 3월과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6월이다. 3월에 나주시에서 열린 대표적인 독립운동은 광주 학생독립운동이다. 광주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에서 발생한 한·일 학생 충돌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고교생이었던 독립운동가 박준채는 나주역에서 사촌누이 박기옥이 일본인 학생에게 희롱을 당하자 이에 대항했고 한일 학생 간 충돌이 일어났다.
독립운동이 일어났던 나주역은 이곳에서 거리가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KTX와 SRT가 정차하는 새롭게 만들어진 나주역이다. 나주역에 기차를 타고 도착했다면 오래된 흔적을 볼 수 있는 나주읍성이나 영산강 황포돛배를 타는 것도 좋다.
나주역에서 포토스폿을 찍을 수 있는 곳은 빛가람호수공원 전망대와 영산포철도공원, 도래한옥마을, 느러지 전망대등이 있다.
지금은 현대화된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있는 나주역은 1913년 7월 호남선 개통에 따라 나주시 죽림동에 처음 건축되었다. 항일운동역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의를 간직한 채 자리를 지켜오다, 2001년 호남선 복선화 부분 개통으로 영산포역과 통합하면서 나주시청 앞으로 이전하였다. 2020년 광주송정과 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나주역은 나주의 자연과 역사를 모티브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나주 배와 나이테를 형상화한 비정형 돔 형식의 선상역사로 증축하면서도 기존 역사와의 연계성을 살려 개축을 최소화하였으며 KTX/SRT가 정차하는 역이기 때문에 광주송정역과 함께 주변 지역의 열차 수요를 담당하고 있다.
기차역과 같은 플랫폼에는 그지역에 가볼 만한 곳을 설명하는 공간을 볼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방문하고 싶은 느러지 전망대는 영산강 하류 지점의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를 보다 또렷하게 전망할 수 있는 곳으로 느러지는 물길이 흐르면서 모래가 쌓여 길게 늘어진 모양을 표현한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나주역에 자리한 대표적인 유물로 나주 신촌리 금동관이 눈에 뜨인다. 금동관은 머리에 쓰는 내관과 테두리를 장식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다. 내관은 백제 양식이지만 주로 신라와 가야에서 유행하였다고 한다. 금동관은 실제 사용하지 않았고 대부분 장례 때 고문에 묻힌 주인공에게 씌운 부장품이었다.
광주~나주 광역철도(나주역~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나주 남평~광주 상무역 등)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현재 1단계 구간(광주 서구~강진 성전)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준공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KTX나주역이 자리한 곳은 나주의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상업과 업무, 여가문화가 합쳐진 복합적인 기능의 신성장 거점지구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나주역과 그 주변의 변화 속에 나주시는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