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궁평 낙조(落照)

지는 햇빛 속에 드러나는 화성 궁평항의 고요와 풍요

사람이 느끼는 모든 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은 그 사람과 얼마나 교감을 하였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한 잔의 사진, 동영상으로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지만 그 사람의 생각이 담긴 글만큼 감성을 전달하기에 좋은 수단도 없다. 우연하게 찾은 곳에서 만나는 풍광 속에서 보아서 좋은 것들이 느껴질 때가 있다. 새로운 것을 보고 그것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즐거움이 있어 좋다.

MG0A1250_новый размер.JPG

오래간만이랄 것도 없지만 개인적으로 본다면 화성시에 자리한 궁평항은 오래간만에 찾아가 본 곳이다. 2년인가 된 듯하다. 100만의 도시 화성시는 특례시를 지향하고 있는 수도권의 대도시중 하나이미 최근 가장 많은 주거단지가 들어선 곳 중에 하나다.

MG0A1253_новый размер.JPG

화성의 궁평이라는 지역으로 들어온 갯골은 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곳으로 매번 그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과 절기로 입춘, 우수가 지나도 이 바다의 풍경은 그렇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MG0A1255_новый размер.JPG

모래사장과 바다 그리고 한적해 보이는 궁평의 모습뒤에는 생태가 살아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산책을 하거나 하이킹하는 사람들의 쉬어가는 길목으로 사랑받는 곳인 이곳에는 화성시 해변 쪽을 걸어갈 수 있는 화성실크로드 산책로가 나무데크로 조성되어 있으며 싱싱하고 맛 좋은 수산물들이 가득한 수산시장이 잘 갖춰져 있는 작은 항구도 갖추고 있다.

MG0A1257_новый размер.JPG

배를 채우지 않고 왔다며 이곳에서 칼국수나 한 그릇을 하려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아직 배가 꺼지지 않았다.

MG0A1258_новый размер.JPG

해안가의 길을 걸으면 궁평항의 낙조를 보기 좋은 곳에 벤치와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전국에서 볼 수 있는 해수욕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MG0A1262_новый размер.JPG

좁은 데크길이 아니라 널찍한 것이 편한 데크길이다. 궁평항 낙조는 화성 8경 중 하나에 꼽히는 곳이다. 200여 척의 어선이 드나드는 선착장과 1.5km 길이의 방파제와 수평선의 낙조가 펼쳐지는 곳이다.

MG0A1263_новый размер.JPG

예전에 왔을 때는 나무 데크길을 걸어보았는데 이번에는 아래로 걸어본다. 선착장이나 방파제 끝의 정자인 궁평루 근처에서 석양을 보는 것도 좋고 매일매일 떨어지는 해처럼 한결같이 살아가는 모습도 생각해 본다.

MG0A1264_новый размер.JPG

2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왜 이리 오래간만에 찾아온 것처럼 느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흔적인 걸까. 궁평항에도 독살이 조성되어 있다. 해안가에 돌로 긴 담을 쌓아두면 밀물 때에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이 돌담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독살이다.

MG0A1267_новый размер.JPG

더 앞에 보이는 구조물이 인공적으로 독살을 만들어둔 곳이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간석지에서는 특히 돌담을 쌓듯 돌을 이용해 만든 이 독살이 발달했다. 일명 함정어구라고도 부른다.

MG0A1269_новый размер.JPG

바닷물이 밀려올 때 들어왔다가 물이 빠져나가는지도 모르고 그 안에 있다가 다시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고기들처럼 우리는 때론 그런 삶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MG0A1272_новый размер.JPG

형태가 매번 변해가는 갯골을 따라 흘러나가는 물과 멀리 바다에서 달의 힘에 의해 끌어당겨졌다가 다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의 너머로 길게 늘어선 수평선에 떨어지는 낙조의 풍경이 화성 궁평항의 모습이다.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삶의 여정처럼 그렇게 자연스럽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항의 일출 (日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