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도시를 지향하는 APEC의 도시 경주의 구석구석
어릴 때 한 번쯤 외워본 주문이 기억이 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원하는 것을 위해 외우는 대표적인 주문 중에 '스리 스리 마하 스리 수스리 스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나 말해 봤던 말로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참된 말'이라는 뜻의 다라니이다. 이것을 세 번 외우면 입으로 지은 모든 업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고 한다.
경상북도 경주시에서는 지난 2월 경주애(愛) 글로벌 공무원 서포터즈을 발족하였다. 서포터즈단은 캐치프레이즈를 ‘We Are Ready!’로 내 걸로 경주가 2025 APEC 정상회의에 준비된 도시라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APEC 정상회의 유치 시 참가자 통역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북도와 22개 시·군도 손잡고 APEC 정상회의의 경주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는 경주는 유치 의사를 밝힌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지방자치단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품고 있는 세계문화유산도시로 16차례의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도 있다.
2025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외교·경제·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이는 행사에 경주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경주의 대표적인 박물관인 경주국립박물관에는 오래된 옛날 불교경전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 수구다라니 (隨求陀羅尼)는 논산 은진의 쌍계사에서 한글판으로 1569년에 복각한 불교경전이다. ‘수구’는 중생이 소원을 구하면 성취한다는 뜻으로서, 이 다라니의 효험에서 이름 지어진 것이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이 말을 읇조리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룰 수 없는 신비한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이루고 싶은 것들은 있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뀌는 것들도 있지만 수리수리 마하수리를 세 번 외워본다면 마법의 주문이 통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입으로 했던 오늘의 업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경주시는 이번 APEC 정상회의의 개최지로 선정될 경우, 세계문화유산이 집적된 도시의 이미지를 활용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유발하고, 경주의 글로벌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수도권이나 광역도시권이 아닌 지방 소규모 도시에서의 개최는 APEC이 지향하는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의 국정목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을 극대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는데 수구다라니에서 쓰인 것처럼 바람대로 되지 않을까.
범자 수구다라니와 한자 수구다라니는 모두를 경합에 넣기 위해 여러 번 접었다고 한다. 범자 수구다라니 중앙의 네모난 공간 안에는 오른손에 금강저를 든 금강신이 왼손 손가락으로 무릎을 꿇는 인물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경주라는 도시를 자주 방문하게 된다. 경주 APEC와 관련된 시설이 모여 있는 보문관광지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개최된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1993년부터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역내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는 APEC 창설을 주도하며 이미 주요 국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고, 2005년 부산에서 제13차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경주의 날은 봄날을 닮아 있었다. 봄날의 따스함과 넉넉하고 여유로운 풍경 속에 봄날에 피어나는 꽃이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지난 2월 마지막주에 정월대보름이 있었는데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축제가 열려 액운을 정화하는 의미를 담은 ‘소원기 달집 태우기’를 통해 시민의 무사안녕과 만사형통을 소망하고,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고 한다.
경주의 가장 서쪽으로 오면 서경주역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2025 APEC 경주개최를 응원하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현재의 서경주역은 나원역을 이어받은 철도역이다. 2021년 12월 28일에 동해선 복선전철 완공에 따라 라원리에서 하구리로 이전하고, 옛 서경주역과 통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