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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1. 2024

남계서원 (濫溪書院)

세상의 이치, 하나를 배우면 인생은 그 하나만큼 단순해진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목적한 곳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하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사는 것이 편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배우면 된다. 경남 함양군 남강 동쪽에 있는 남계서원(濫溪書院)은 영주 소수서원보다 9년 늦은 1552년에 건립된 곳이다. 

정여창은 도동서원에 모신 김굉필과 함께 김종직 문하에 있었고, 벼슬은 예문관 검열과 안음 현감 등을 지냈는데 그를 배향한 곳이 함양의 남계서원이다. 

이곳은 1566년 '남계'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임진왜란이 터지자 의병 활동을 주도한 공간이라는 이유로 왜군이 건물을 불태웠다. 이후  사림들이 1603년 옮겨 지었고, 1612년 오늘날 위치에 재건했으며 문루인 풍영루(風詠樓)는 1841년에 세웠다.

일두 정여창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지만 사람의 기본은 같다. 지금은 명품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샤넬을 만든 코코 샤넬은 평생 배웠던 사람이다. 87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꾸준하게 배우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학적인 이상사회, 즉 인정이 보편화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치자의 도덕적 의지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보았던 정여창은 일찍이 지리산에 들어가 5경(五經)과 성리학을 연구했다고 한다.

지형을 잘 활용해서 만든 남계서원은  1561년 사우와 강당인 명성당(明誠堂)을 준공했고, 3년 뒤에 기숙사인 양정재(養正齋)와 보인재(輔仁齋)를 지었다. 건축물 크기는 다소 작은 편으로, 기숙사인 재사(齋舍)가 온돌방 1칸과 누마루 1칸으로 구성됐다. 

서원중에 내부에 연못을 만들어놓은 곳은 많이 보지 못했는데 남계서원은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연지가 보인다. 함양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남계서원의 관광개발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고 한다.  

유네스코 남계서원을 중심으로 선비문화의 향기를 느끼며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선비문화유산 풍류 관광벨트 조성 사업에 남계서원 교육문화체험관 건립도 추진한다. 

해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은 동력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결국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든 성공의 길로 이르게 해주는 것이다. 최근 본 영화 듄 2에서처럼 길을 가리킬 수 있는 자는 배움이 있는 자다. 

경남 함양군은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과 10호 덕유산 기슭의 빼어난 자연환경과 다양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건강과 힐링의 도시이기도 하다. 함양에 한 번 가보면 그 아름다움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정여창의 호 ‘일두’는 하나의 좀벌레란 뜻으로, 자신을 낮추어 표현한 것이며 정여창은 함양 지역을 중심으로 후학들을 양성하였고, 그의 사후에 남계서원을 세웠다. 

봄이 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듯하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뿌려놓는 것부터 시작이 된다.  따사로운 햇볕과 함께 우리의 눈을 맑게 하는 꽃들과의 만남이 즐거워지는 이때에 인물의 향기를 접할 수 있는 남계서원에서 잠시 머물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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