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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9. 2024

그림에 홍차 한 스푼 (Black tea)

대청호의 풍광과 어울리는 홍차 한 잔의 마법

지금 영국이 예맨 반군 후티의 상선 공격으로 인해 홍차 부족사태를 염려하고 있을 정도로 영국인들의 홍차 사랑은 특별하다. 영국은 전체 차 소비량의 50% 이상을 홍해 항로를 수출로로 이용하는 인도와 케냐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영국 정부가 원활한 차 공급을 위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거의 모든 차를 사들였을 정도로 차는 영국인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맛있는 홍차와 다과를 마셔보면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삶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많은 경험을 통해서 가능하다. 처음에는 공급이 많지 않아서 비싼 경험이 되었던 것도 공급이 많아지게 되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옥천의 대청호는 봄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옥천의 노부부가 운영하는 홍차 가게 전문점은 영화 속에서도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19세기 후반 인도나 스리랑카에서 차를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홍차는 영국의 국민 음료로 정착했다. 이 홍차 문화는 마지막에 찻잔에 남은 차 찌꺼기로 운세를 점치는 ‘찻잎 점 tasseomancy’이 탄생하였다. 

영국에서 찻잎점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 해리포터에서도 찻잎점을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번창, 행복, 결혼운, 나쁜 소식, 많은 장애, 큰 명예등을 타시오그래피나 타시오만시등으로 보게 된다. 

이날의 찻잎점은 어떠했을까. 대표적인 홍차 브랜드로 얼 그레이가 있다. 이 블렌드의 이름은 베르가못 기름의 향이 첨가된 차를 선물 받은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총리이자 그레이 백작 '찰스 그레이'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곳에 있는 찻잔이나 접시들은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나온 것들과 닮아 있다. 미녀와 야수는 어떤 관점에서 보면 품격 있는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카페 안에 자리한 장식품처럼 미녀와 야수에서 티포트와 찻잔은 미녀와 야수사이를 오가며 서로의 관계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어떻게 관계를 원활하게 해 주는지 알 수 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영국의 가정집의 분위기를 풍기는 곳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 있다. 음료이기도 한 차는 안타깝게도 직접 마시기 전에는 그 풍미를 알 수는 없다.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들은 사교 습관으로 엣 홈이라는 것이 있었다. 집에 사람들을 초대하여 함께 차를 마시는 간단한 티타임이 엣 홈이다. 현관의 초인종이 울리면 하인이 손님을 맞이하고 여성 손님은 에티켓에 따라 목도리와 스카프를 벗었지만 모자와 장갑을 벗지 않았다고 한다. 

풍미가 있는 차와 다과가 있지만 오래 머물지 않겠다는 뜻으로 모자와 장갑을 벗지 않고 다음 손님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겠다는 것이다. 

따뜻한 물로 데워진 잔에서 물을 비워내고 홍차를 따라서 마시기 시작했다. 역시 이 카페의 여주인분의 추천은 괜찮았다. 녹차나 홍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쁜 잔에 담긴 홍차는 분위기와 이야기로 마시는 차라는 생각도 든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이라는 소설의 마지막 편을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영국인들은 1917년 독일 함대가 영국 함대의 해상 보급을 끊기 위해 일반 상선을 공격하자 홍차 패닉이 일어났다고 한다. 영국정부는 황급히 영국국민에게 주당 일정한 홍차티를 배급에 포함했다고 한다. 그렇게 차 한잔에 모든 의미를 담을 수도 있다. 예쁜 풍광이나 그림에 마음 한 스푼이 더해져서 티타임 풍성해지는 순간의 마법이 일어나는 때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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