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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9. 2017

집을 떠나다.

보름간의 붕따우 생활

싱글 라이프를 위한 나름 최적의 인테리어를 해놓은 집이지만 매일 살고 있으니 질릴 때가 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지라 지방으로 열심히 다니기는 하지만 그것도 몇 년 해보니 또다시 익숙한 삶이고 그것이 직업처럼 자리 잡으니 호기심이 없어져 갔다. 같은 지역에서만 돌면서 쳇바퀴 생활 속에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때로는 부러울 때가 있다. 새로운 것을 찾고 삶의 원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나에게 과제를 주기로 했다. 매년 1회 정도 잠깐 나가던 해외여행을 확대해보기로 한 것이다. 다른 곳에서 삶 이제는 주거가 확대된 집의 개념으로 다른 곳에서 생활을 해보면서 적극적인 불편함이나 방향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베트남에는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호텔도 있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호텔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관리도 비교적 잘되고 있어서 거주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베트남의 붕타우에서 1박에 9,000원에서 수십만 원대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호텔에서 바라본 붕타우 시내 모습이다. 우리는 거주하는 공간 집을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감당하고 있을까. 미래에 조금 더 좋은 집에 살기 위해 사람들은 현재를 희생하고 있다. 삶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되는 시대에 직면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부모세대들은 열심히 일해서 집 한 채 마련하고 삶의 여정의 후반부에 그 집을 기반으로 노후를 보낸다. 그런데 그런 삶이 지금도 유효할까? 

베트남은 참 많은 오토바이가 있다. 도로에 나오는 순간부터 여기저기로 다니는 오토바이와 경적 소리들로 조금 어리둥절해지지만 며칠을 지내다 보면 일상이 되고 익숙해지는 그날이 온다. 베트남의 교통시스템은 신호보다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보니 미리 경적을 울려서 보행자와 교통에 선제적 대응을 한다. 

베트남 붕타우에서 혼자 살아보는 여행을 처음 시작하면서 호기심과 설렘이 앞섰다. 보통 여행이라고 하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가봤다는 흔적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행 역시 살아가는 삶의 일부분이다. 특히 베트남은 쌀국수로 유명한 곳이라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아침을 여는 음료수 한 잔의 매력은 힘찬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중년의 경우 베타 크립토 잔틴이 들어간 과일의 음료를 먹는 것이 좋다. 크립토 잔틴은 관절염을 예방하고 아세틸콜린이 들어간 과일은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높여준다. 

머무는 숙소에 가까운 곳에 롯데마트가 있다. 한국에서 흔하게 만나는 대형마트를 베트남의 대도시나 붕타우와 같은 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집을 떠나 본 적은 정말 많다. 그러나 주거의 개념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외생활과 공유한다는 생각은 처음 해본 것 같다. 한국인에게 집은 인생에서 꼭 있어야 할 그런 목적지이며 최대의 자산이다. 내 한 몸 누일 곳이 아니라 내 재산의 하나로 말이다. 청년 세대들은 주거빈곤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어차피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법칙을 따라서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면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멀리 가는 여행을 자주 하기 위해서는 짐을 줄여야 가능하다. 우리는 집에서 거주하고 그곳에서 살기 위해서 많은 것을 구입한다. 집이 커질수록 그 빈 공간에 대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구매해서 그 허전함을 메우려고 한다. 집의 공간을 메운 짐들이 많아질수록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지고 자유로운 여행은 더욱더 어려워진다. 필자는 2017년부터는 다른 곳의 삶을 꿈꿔보려고 한다. 다른 곳에서 살기 위한 여행은 아마도 집에 대한 다른 생각과 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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