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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8. 2024

그림과 카페

갤러리의 그림을 그리는 카페 MOMA

몽테뉴는 자신이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행복이나 불행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일기에 쓰기도 했다.  변화 많고 다양한 기질을 지닌 자신을 충실히 나타냄으로써 가장 보편적인 인간상을 제시했던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보다 나아지는 것을 위해 걸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런 걸 하다 보면 메타인지를 하게 된다. 

봄꽃이 피어나서 만개하기 시작할 때 계룡시의 갤러리가 있다는 카페를 찾아가 보았다. 계룡시청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오면 자리한 이곳은 화실, 갤러리 혹은 카페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다. 

글이나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나름의 방법으로 탁월해지기 위함이다. 그걸로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함의 목적도 있다. 그러다가 보면 그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이 개개인의 역사를 넘어서 문화가 되고 기록이 되어준다.  

카페의 주인은 첫눈에 보기에도 미술을 전공한 사람처럼 보였다. 어딘가에 묻어 있는 물감의 흔적과 예술작품을 많이 본듯한 느낌의 분위기 그리고 카페의 분위기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가구를 사용한다. 북유럽감성의 가구 디자인이 특징인 이케아 다지인에 영감을 준 화가로 칼 라르손이라는 화가가 있다. 스웨덴의 화목한 가정 풍경을 담은 그의 그림은 책으로도 출간했는데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지니고 다닌 책이었다고 한다. 

사람은 무엇을 볼 수 있느냐에 따라 세상의 색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음료를 주문하고 나서 갤러리카페의 내부를 돌아본다.  

봄이면 피는 꽃, 여름이면 정열적인 느낌의 공간, 산, 바다, 계곡, 하늘, 분위기 있는 여성의 장면들을 그림 속의 장면으로 풀어내다 보면 흘러가는 인간의 모습은 따뜻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주변에 모든 것은 재료가 된다. 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꼭 모든 것을 갖출 필요는 없다. 연필 하나만 가지고 디테일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다. 

이곳에는 행복을 그리는 작가라고 불리는 미셀 들라크루아의 책이 있었다. 파리 토박이인 들라크루아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50여 년간 ‘파리의 풍경’에 주목한 이유는 그가 태어나고 살아온 시대적 배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화폭의 크기도 모두 다양하다. 담배포장지에 가볍게 그림을 그린 이중섭 화백처럼 어떤 곳에 그림을 그려도 상관은 없다. 실제 화가는 무척이나 고집스럽다.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리는 것이 화가들이다. 

에세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던 미셸 드 몽테뉴는 35세에 영지를 상속받자 법률가에서 은퇴한 뒤 자신의 영지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보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여유가 필요하다. 사람에게는 하루하루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정해져 있다. 에너지의 양이 정해져 있는 가운데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만 여유로움 속에 다른 것을 보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시도를 한다. 


MOMA

충남 계룡시 장안 1길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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