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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1. 2024

황리단길

경주의 보물과 색다름을 찾아가는 도심 탐방여행

해외까지 나가보지 않더라도 한국에도 수많은 도시가 있다. 우리는 한국말을 하기 때문에 한국의 도시들은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문화권이라고 하더라도 그 문화권 안에서는 모두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고유한 문화가 내려온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 APEC경주를 지향하는 경주를 방문하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경주시는 주요 관광지 직원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친절, 청결, 신용, 안전 등 관광선진화 4대 실천과제를 홍보하고 있다.

 

경주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걷는 길중에 황리단길이 있다. 과거부터 지금, 미래까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이 길의 이름은 황리단길이라고 붙여져 있다. 이곳에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가 개관한 것은 지난 2021년이다. 센터는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이 있는 황남시장 옆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깔끔한 느낌의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에는 지하 1층엔 공연장, 지상 1층엔 북카페와 마주침 공간, 체험공방, 청년 감성상점이 입주했다. 지상 2층에는 다목적홀과 주민자율공간(동호회방)이 마련됐다.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는 매주 수~금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이 생활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모임이 가능한 공간들을 만들어두었다. 

최근 황리단길 특화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황리단길 내 남은 공간에 의자와 나무, 경관조명으로 구성한 쌈지공원을 조성해서 길을 걷다가 쉴 수 있는 공간들을 많이 만들어두었다. 

황남동에 자리 잡은 황리단길은 애초엔 허름한 식당이나 가정집, 점집이 있는 인적 드문 곳이었으나 수년 전부터 카페와 식당, 숙소 등 개성 있는 가게가 대거 들어서면서 시민과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의 도시는 오랜 시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면서 만들어지게 되기 때문에 조금만 관찰력이 있으면 자신이 사는 곳과 다름을 볼 수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생각으로 살 수는 없다. 

금관총, 천마총, 황남대총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것은 누가 묻혔는지 모르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황리단길을 걷다 보면 박물관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곳곳에 신라시대의 유물을 볼 수가 있다. 도시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같은 느낌이 드는 도시가 경주다. 유럽의 경우 도시 전체가 문화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찾고 지속적으로 더 많은 문화가 만들어지게 된다.  

유물은 도구나 예술 작품, 특히 고고학적 관심 대상과 같이 인간이 만들거나 모양을 부여한 항목에 대한 일반적인 용어다. 학문적인 성격은 아니었으며 옛날의 번쩍이는 물건 그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써 르네상스 때에는 주로 딜레탄트(Dilettant)라 불렸던 고고학은 영화 속의 콘셉트로 많이 사용되었다. 

도시마다 연원이 있고 역사가 있으며  시민들의 삶의 모습들이 있다. 에세이를 쓸 수도 있고 문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수 있으며 도시 인문학자가 될 수도 있다. 모든 여행은 온전히 나로 존재하기 위한 안내서 같은 것이 있다. 지금은 잘 알려진 헤르만 헤세의 경우도 인생이 순탄하지 않았다. 문인이 되고자 했지만 가족들의 냉소와 몰이해 속에 정신적으로 힘든 유년기를 보내며 자신의 길을 걷기 힘들어했다. 

오래된 도시치고 유명한 술이 없는 곳이 없다. 경주를 대표하는 술은 교동법주다. 경주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저녁에 교동법주를 판매하는 곳을 들어가 보았다. 만석꾼으로 유명한 경주 최 씨 사성공파(司成公派)-정무공파(貞武公派)-교리파(校里派) 집안의 가양주로 빚는 시기와 방법이 딱딱 정해져 법주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레시피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다는 의미다. 

경주시내에는 곳곳에 무덤의 형태를 알려주는 박물관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여행을 통해 지식을 얻으려는 사람은 여행할 때 지식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봐도 모른다면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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