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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5. 2024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조종당하기 쉬운 사회에 있다. 

많은 구독자를 가진 사람이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더 자극적이고 더 노골적이며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사람이나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쏠림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박탈하고, 본질을 보지 못하게 하며 모든 것을 말초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진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에 그런 건 상관없다. 1998년에 개봉한 영화 에너미 어브 스테이트는 재미있게 본 영화였지만 정보사회 그리고 그 정보를 어떤 조직이나 기관이 독점하면 어떤 치명적인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준 영화였다. 


1998년의 기술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정보가 노출되어 있고 엔비디아등에서 개발한 막강한 성능의 GPU가 더 많은 사람들의 정보를 정리하고 왜곡할 가능성까지 있다. 영화 속에서는 국가안보국의 한 책임자가  국회의장을 살해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휴대전화, 만년필, 구두, 바지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부착된 전파발신장치, 전화선 도청, 심지어는 첩보위성까지 동원하는 첨단 대인 감시정보망을 통하여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 

우리가 사실 모든 사건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은 알 수가 없다. 스마트폰에서 혹은 TV, 유튜브, 뉴스 등에서 말하는 것만을 보고 판단할 뿐이다. 만약 그 모든 것을 왜곡하고 죄 없는 사람들을 죄가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사회에서 감시카메라나 스마트폰에서 도망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자유가 박탈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데이터를 가진 기업들이 지금도 우리의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1949) 속의 ‘빅브라더’(Big Brother; 거대한 감시․통제시스템의 공권력을 의미함.)사회의 모습은 지금도 드러나고 있다.

많은 정보소통이 일어나고 정보를 많이 가질수록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미래의 권력은 돈이 아니라 정보를 소유한 자에게 있으며 모든 기업이 그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 약간의 돈을 주고 사람들에게 정보를 빼내고 있다. 에너미 어브 스테이트가 개봉한 지 25년도 지났다. 정보 과잉으로 인해 전문가 같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노출되고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것 같지만 더 많은 것이 감시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잘 나가는 변호사로 단란한 한 가족의 가장이었던 딘은 아내와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던 중에 대학 동창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그에게 불행이 닥쳐온다. 직장에서는 해고를 당하고 그에게 살인자의 이미지가 씌워지고 쫓겨 다니게 된다. 영화는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지만 누군가 평범한 사람이 그런 정보를 얻게 되면 그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하고 심지어는 아무렇지 않게 지워지게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이 시스템이 가진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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