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미리 보여주는 미래의 현실
마약은 철저하게 뇌에서 만들어내는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성분을 아주 과도하게 혹은 사망에 이를 정도로 나오게 하는 화학식으로 만들어진다. 뇌는 사람이 안정에 이르게 하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신경물질을 분비하는데 마약은 그걸 붕괴시킬 정도로 한꺼번에 분출해 버린다. 그 후에 뇌는 그런 신경물질을 내보내지 않지만 사람은 그 쾌락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게 되면서 마약중독에 이르게 된다. 최근 가장 핫한(?) 마약은 바로 펜타닐이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벨기에의 얀센에서 개발되어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가 특허가 만료되면서 범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펜타닐에 중독되면 보이는 현상은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보여주는 마약중독자들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신체를 움직이는 뇌가 정지해 버리면서 종국에는 신체를 완전히 망가트려버린다. 킹스맨 골든서클은 펜타닐이라는 마약을 보고 만들어진 영화 같아 보였다. 2017년에 개봉을 했기 때문에 2010년대부터 미국에서 마약으로 오용되어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충분히 사회문제로 비화된 것을 반영하였다고 볼 수가 있다.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의 마약 카르텔은 펜타닐을 신세계의 돈줄로 생각하고 엄청나게 생산하기 시작했다. 수백만 명을 중독시킬 펜타닐을 단돈 1,000달러면 만들 수 있다. 떼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을 카르텔이 포기할리는 만무했다.
마약을 제조하기 위한 화학식은 한 가지 화학기호만 바꾸어도 엄청난 반전을 이루어낸다. 최근에 중국에서 제조하는 니타젠은 펜타닐보다 40배 강력하다고 한다. 킹스맨 2에서는 마약치료제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사실 마약치료제라는 것은 없다. 이미 뇌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중독에서 치료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에서 펜타닐은 진통제로 사용되는 패치를 불법으로 처방받아서 사용하면서 퍼져나가고 있다.
영화 속에서 마약을 공급하는 공간은 아름답고 이쁘게 그려지고 있다. 마치 마약을 복용하면 보이는 환상 속의 세계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아주 친절하고 아름답지만 아무렇지 않게 사람의 뇌를 휘저어버릴 수 있는 캐릭터로 그려내고 있다. 2021년 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10만 7천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펜타닐이 원인이었다.
마약은 아주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 수 있어서 카르텔뿐만이 아니라 제약회사도 다른 관점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새클러 가문은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목록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부를 축적한 기반은 퍼듀 파마가 개발한 옥시콘틴이었다. 옥시콘신은 오늘날의 펜타닐이다. 제약 회사의 탐욕,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허술한 규제, 잘못된 의료 관행은 오늘날의 펜타닐이 대중적으로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뇌가 정지한 신체는 좀비와 똑같은 모습이 된다. 펜타닐에 중독된 신체는 결국 좀비처럼 멈추어 서서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다. 우리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 사회와 사람을 망가트려도 돈만 벌 수 있다면 되는 사람들을 구분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