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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9. 2024

고층의 저주

가까운 미래에 주거환경이 악화될 도시계획 

전세게적으로 강달러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만 유독 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돈이 가치가 더 없어지는 것은 그만큼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가 없다는 의미다.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서 달러값이 비싸다는 의미는 물가상승이 더 높아질 예정이며 이로 인해 벌어들이는 실질소득은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런 한국사회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자신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한국에서 부동산은 주거가 아니라 탐욕의 대상이 되었다.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 도시구조와 도시의 발달로 인한 계획론으로 본다면 기존의 재건축의 방법은 이제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의 탐욕이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거건물이 초고층이 되면 무엇이 좋은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초고층을 주거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서 자주 가보는 편이지만 짧은 동 간 거리와 빡빡한 느낌은 그렇게 주거환경이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멀리 보이는 뷰도 초기에만 그럴듯하지 시간이 지나면 그냥 아무런 감각이 없어지게 된다. 


문제는 25층을 넘어서는 초고층 건축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분당이나 일산의 경우 용적률을 해결하지 않으면 개개인이 부담해야 되는 금액은 중산층이 감당해야 할 수준이 아니다. 구조설계적인 측면으로 볼 때 15층, 30층, 40층, 50층으로 넘어갈수록 건축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진다. 단순히 2배 정도가 아니라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 세계의 초고층 주거가 있는 지역을 비교하곤 하는데 그 지역은 전반적으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지역에만 국한된다. 


그런 특정지역에는 정말 소득이 많은 사람들만 거주한다. 즉 건물을 지어놓고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유지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초고층 건축물이 지어진 다음에 시간이 지나면 그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연스럽게 비용이 감당 안 되는 사람이 나타나고 건물의 노후화는 더 심각해진다. 결국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은 탈출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불편한 대로 사는 사람들만 살고 그마저도 안되면 돈 없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거주하게 된다. 거주환경이 악화되어 치안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만 행복하면 된다는 사람들이나 건설회사, 정치인들의 협작으로 인해 그나마 막을 수 있는 미래의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 지금 지어지는 초고층 주거건물들은 20년 뒤에 반드시 문제를 만들게 될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저층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서울등의 일부 지역의 랜드마크 초고층 건축물은 여전히 잘 유지될 것이다.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거주하면 된다. 맨해튼의 초고층 주거건물의 경우 한 달에 개인별 유지비용만 2,000만 원 이상 내기도 한다. 


초고층으로 지어진 상업건물이 아닌 주거형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거주비용이 많이 든다. 상업건물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가 들어서면 그 비용을 내면 그만이지만 단순히 거주하는 데 있어서 비용이 들어가게 되면 그토록 역세권을 원하는 한국 사람들의 속성상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이 좋은 입지에 살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적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살고 싶다는 의미다. 즉 그런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는 한정되어 있다는 의미다. 겨우 영끌해서 혹은 매월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의 한계가 있는 사람들이 어디에 살 것인가. 


한국의 초저출산율은 10년만 지나도 한국사회의 획기적인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2010년 대생들이 사회로 유입되는 숫자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이 가장 상위에 있다는 의사들의 연봉이 3억대 후반이라고 하더라도 매월 들어오는 실제소득은 2천만 원 정도다. 많이 버는 만큼 씀씀이도 크다. 그들의 소득중 반을 모아서 10년쯤 모았을 때 서울의 괜찮은 입지에 들어가서 살정도의 가격 수준이 적당한 아파트 가격이다. 


팬데믹 기간 초호황기를 누렸던 글로벌 럭셔리 시장이 높은 금리, 불안정한 경기 등으로 차갑게 얼어붙었다. 불황에도 어느 정도 양극단의 소비를 이끌던 것도 한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초고층 재건축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금 지어진 초고층 주거건물의 경우 미래에 슬럼화는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처치곤란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정치나 경제등에서는 집단 지성이 발동하는 한국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집단 지성 같은 것은 동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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