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립 청송야송미술관에서 만나는 청량의 기운 청량대운도
가을이면 더욱더 아름다워지는 산이지만 봄에도 그 기운이 남다른 산으로 봉화군의 청량산이 있다. 퇴계 이황이 사랑했던 청량산을 향해 애정을 아끼지 않았던 퇴계 이황은 스스로를 청량산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황이 도산서원을 출발해 청량산을 오르던 길을 예던길이라고 부르며 지금은 트래킹 코스가 되어 있다. 산사를 따라 올라가고 있는 청량사를 방문해 보고 그 산세를 볼 수 있는 거대한 작품이 있는 미술관으로 향했다.
청량산은 봉화에 자리하고 있지만 청송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선비가 찾은 이상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청량산은 청하동천(靑霞洞天), 용호동천(龍虎洞天), 대명산구곡(大明山九曲), 춘양구곡(春陽九曲)등 다양한 작품을 남기게 만든 산이기도 하다.
야송 화백은 유주, 계림, 천자산, 황산 등 중국의 여러 명소를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중국 산수의 수려함이 담긴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중반에는 가벼운 느낌의 산수화를 데생으로 그려볼 생각이다. 산수화는 먹으로 그리지만 연필로 그려지는 산수화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듯하다.
야송 이원자 화백은 한국화가로 성장하면서 크로키 작품부터 스케치 드로잉등도 수없이 그려보았다고 한다. 그는 1967년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인 화가 활동을 시작했는데 2005년부터 군립청송야송미술관 초대관장으로 취임했고, 2019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야송 이원좌 화백은 청송에서 태어난 화가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초대형 실경산수화 '청량대운도'(46 ×6.7m)가 있으며, 2005년 군립청송야송미술관 개관과 더불어 초대관장을 역임해 고향 청송을 비롯한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군립청송야송미술관에서는 지난 20일부터 오는 5월 19일까지 군립청송야송미술관에서 야송 추모 5주기 특별전시회 '무릉도원을 담다' 展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무릉도원을 담다'展은 예부터 많은 사람이 꿈꾸던 이상향인 무릉도원이 오늘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도 존재함을 야송 화백의 작품에서 느껴볼 수 있다.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가지만 할 수 있다는 것도 성실과 끈기가 필요하지만 그걸 지속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하다. 이곳에 놓인 청량대운도는 거대한 한 폭의 산수화가 심호흡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거대한 산세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청송과 봉화는 많이 닮아 있다. 약수가 흘러나오는 명소가 있으며 산과 계곡이 아름다운 지역으로 자연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많은 선비들이 사랑했던 곳이기도 하다.
청송군립야송미술관을 둘러보았다면 부근에 자리한 달기약수를 마셔보기를 권해본다. 약수가 나오는 곳은 여러 곳이어서 어느 곳에서도 마셔볼 수가 있다. 달기약수 덕분에 백숙이 유명하다. 달기약수로 끓인 닭백숙이 더 맛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은 먹어보지는 못했다.
청송군이나 봉화군의 약수에 입맛이 적응했는지 몰라도 이제 맛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청송의 달기약수는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 물이다. 청량산의 맑은 기운을 그림으로 보고 내려가 마시는 달기 약수 한 잔에 잠시 피곤이 풀어진다. 청송은 달빛 내려앉은 달기약수거리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문화체험과 먹거리를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