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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다. (迎春)

봄맞이하기에 딱 좋은 남쪽의 따뜻한 청남대길

개인적으로 영춘이라는 이름이 좋다. 봄을 맞이한다는 한자도 있지만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이름의 권법도 영춘이다. 봄도 소소하고 소박하게 즐기듯이 권법으로서 영춘도 동작이 크지 않다. 동작이 크지 않은 가운데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봄이라는 계절의 특징이다. 영춘권은 간략하면서도 위력적인 기술을 가졌으며, 기본적인 공방은 수평 최단거리이자 신체 급소가 밀집한 중심선을 기점으로 이루어진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한 청남대로 오래간만에 발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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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면적에 다양한 시설이 자리하고 있는 청남대는 권력자를 위한 공간이었다가 시민에게 개방된 것이 20년이 넘었다. 20년 동안은 특별한 사람의 공간, 20여 년은 시민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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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당히 넓은 면적이어서 다 돌아보려면 6시간은 족히 걸린다. 면적으로 본다면 여의도 절반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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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로 이름을 바꾸기 전의 이름은 영춘재다. 봄을 맞이하는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섯 명의 대통령이 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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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에는 탐방로가 9개가 만들어져 있다. 오각정길이 호수를 끼고 걷는 산책코스로 인기가 높으면 민주화의 길은 조깅 코스로 그리고 여러 갈래로 다양한 길이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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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봄꽃 축제인 ‘2024 영춘제’가 20일부터 5월 6일까지 17일 동안 청남대 일원에서 열린다. 청남대에 들어서면 진분홍·연분홍으로 빛나는 영산홍이 필자를 맞이해 준다. 매주 토요일엔 밤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이날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야간 공연이 진행돼 봄밤의 아름다운 정취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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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너무나 곱고 강하다. 봄의 색은 고우면서도 강한 느낌이 드는 계절이다. 대통령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목판화 대가인 김준권 화백의 특별초대전, ‘백두대간에 서다’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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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신경을 많이 써서 조성을 해둔 덕분에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 청남대에 봄바람에 실린 꽃향기가 영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불어오고 있다. 그렇게 바람이 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 여름이라는 계절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된 청남대에는 124종, 11만 6000여 그루의 조경수 및 143여 종의 야생화가 철마다 제 모습을 바꿔 가며 공원을 수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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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청남대에 왔더니 옛날의 기억이 새록새록하게 떠오른다. 청남대는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수영장 쉼터를 비롯하여 메타쉐콰이아 문화공간도 조성이 되어 있고 영빈관 시설도 개선해 코리아 유니크 베뉴와 연계한 MIC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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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이곳을 지나쳤을 사람들을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에서 사색의 힘이 느껴진다. 작품 이름은 꿈꾸는 오후로 오후 햇살 아래 그 설레임으 순간을 사색하고 있는 소녀모습으로 만들어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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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자리한 벙커들도 작지만 색다른 변신을 해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호젓한 산책로를 걸으면서 하늘을 보고 구름이 연꽃으로 피어나는 것도 볼 수가 있다. 마음속에 자라 하는 봄은 속도와 상관없이 피어나지 않는다. 올해의 봄을 꽃으로 피어내지 못했다고 해서 아직 늦은 것이 아니니 초록색을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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