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의 물길 따라 흐르는 시간과 생명체의 삶
지구에서 떨어지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은 궁극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요소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다. 태양에너지와 액체 상태의 물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상에서 생명체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좀 더 복잡한 분포양상으로 보이지만 그것 역시 주로 태양의 영향을 받게 된다. 전세게에 물의 흐름으로 만들어지는 강의 90%는 바다의 증발작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울산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이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본 사람들도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도 울주군에 자리한 태화강 생태관을 방문한다면 그 모든 흐름과 생명에 대해 접해볼 수 있다. 태화강 곳곳에 자연환경과 태화강의 과거의 기억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 본다.
입구에서 보이는 메시지는 "걱정하지 마 너의 계절이 오지 않았을 뿐 꼭 빛날 거야"라는 문구다. 누구나 자신만의 계절은 찾아온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돌아가면서 찾아오듯이 말이다. 물길을 따라가듯이 걸으면서 흐르는 시간 속에 강과 사람이 만나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 시기에 울산을 방문해 본 적이 없어서 태화강의 옛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만나본다. 옛날 사람들은 울산의 태화강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백운산 동쪽 계곡에서 발원해 미호천(嵋湖川)이라 불리며 남동쪽으로 흐르는 태화강의 하천이름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울산시 태화동에 세웠다는 태화사(太和寺) 앞으로 흐르기 때문에 태화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여성이었기 때문일까. 진덕여왕의 연호는 태화다. 크게 화평하다는 의미로 태화강에 살고 있는 생명들이나 사람들이 모두 어우러져서 살기를 바랐기 때문일까. 자장율사는 당나라에 갔을 때 태화지(太和池)라는 연못을 걸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소리를 들었다.
“신라의 여왕은 덕(德)은 있으나 위엄(威嚴)이 없어 이웃나라에서 침략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서 신라로 돌아가 황룡사(皇龍寺)에 9층탑을 세워라. 그러면 주변 나라들이 복종할 것이며 왕실이 평안해질 것이다.”
황룡사 9층 목탑의 각 층은 주변국을 의미했다. 1층 일본, 2층 중국, 3층 오월, 4층 탐라(제주), 5층 백제, 6층 말갈, 7층 거란, 8층 여진, 9층은 고구려를 의미했다. 그렇게 태화강 생태관은 구분이 되어 각각 살고 있는 물고기들을 볼 수가 있다. 태화강도 9단계 정도로 구분이 되지 않을까.
태화강의 수질이 악화되었을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재의 태화강이다. 강이 맑아지면서 태화강에서 사는 동식물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어류 약 73종, 조류 약 146종, 포유류 약 23종 및 양서와 파충류 약 30종등 총 272종의 동물과 약 632종의 식물로 생물종 다양성이 갖춰진 대표적인 강이 되었다고 한다.
이정고 규모의 생태관을 운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앉아서 물멍을 하고 있으니 평화롭게 노니는 것처럼 보인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는 국가정원은 태화루, 동굴피아, 철새 홍보관을 비롯하여 울산 12경에 속하는 대왕암공원, 동해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간절곶, 선사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반구대 암각화, 신불산 억새평원, 강동·주전의 몽돌해변, 울산대공원 그리고 울산대교 등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관광지가 있다.
바다에서 증발한 물이 울산의 산골 깊은 곳에 내려서 시간과 함께 흘러내려가기 시작한다. 그 물길 속에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가 있고 맑은 물 좋아하는 수달과 꼬치동자개가 보금자리를 틀기도 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물도 멈추지 않고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