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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제, 시야 놀자

수국이 피어나기 시작할 때 옥천에서 열리는 축제

봄과 가을 두 계절 모두 좋지만 축제의 관점으로 본다면 열리는 느낌의 축제와 마무리하는 느낌의 축제정도의 차이랄까. 옥천의 대표문학축제인 지용제는 지난 5년 동안 가을에 열렸었다. 올해에는 봄에 지용제의 시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한다. 충북 옥천군의 대표 축제이자 우리나라 대표 문학축제인 ‘지용제’가 오는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지용생가 등 옥천군 구읍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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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시인 중에 옥천의 정지용과 백석시인이 비슷한 느낌이다. 낭만적이면서도 서민적이고 소박하면서도 시에 정감이 있다. 옥천의 골목길을 걸어서 축제에 앞서서 걸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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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제는 1988년 1회를 시작으로 2019년 32회까지 정지용 시인의 출생일인 음력 5월 15일 전후로 열렸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9~11월 중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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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지난 4월에는 이곳에서 옥천전통문화체험관 특별테마전시로 지승공예와 줌치공예등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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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주어진 자연환경을 변화시키고 본능을 적절히 조절하여 만들어낸 생활양식과 그에 따른 산물들을 모두 문화라 부른다. 문화는 놀이가 되기도 하고 놀이가 문화로 남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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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지용제는 옥천 출신이자 ‘현대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리나라 대표 서정 시인 정지용(1902~1950)을 추모하고, 시 문학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여는 축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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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꽃 사이에는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수구화(繡毬花)라는 이름은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수구화는 모란처럼 화려한 꽃이 아니라 잔잔하고 편안함을 주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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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생가의 입구에는 수구화 즉 수국이 피어 있다. 졸졸 흘러가는 실개천이 있고 바람은 부드럽게 불어 정지용의 시가 어울린다. 정지용과 윤동주는 일본으로 유학을 갔었다. 일본의 도시샤 대학에서 우리나라의 유학생들은 배웠다고 한다. 그중 대표적인 시인이 정지용과 윤동주다. 그래서 도시샤 대학에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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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이 피어나는 시기에 앞서 정지용 생가를 방문했더니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정지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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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지용제에서 옥천 와이즈 뮤직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우리'와 '향수' 합창곡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정 시인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고 홍보하기 위해 군민 37명으로 구성한 '시민나라 합창단'을 창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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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시는 한 때 읽히지 못했다. 한국전쟁당시 북한군에 의해 이끌려가다가 유명을 달리했는데 북한으로 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에 쓰인 말을 시어(詩語)라고 한다. 말은 내뱉어지는 것이지만 글은 읽힌다. 좋은 글은 섬세한 언어와 서정성이 돋보인다. 5월에는 봄의 색을 공처럼 담고 있는 수국이 피어나 시를 접하기에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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