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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농경문화의 발상지 상주 공검지를 걸어보는 길

동양적 사고에서 바라보는 개인은 항상 어떤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존재한다. 사회적 상황에서 인간을 분리시켜 그의 행위나 속성을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동양문화에서 익숙하지가 않다. 자연을 등장시키는 광고는 서양에서보다 동양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동양은 세계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는데 그 중심에 농경문화가 있었다.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적어진 지금에도 과거 농경문화는 한국인들의 사회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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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상주는 경주와 함께 경상도에서 유서 깊은 고을이었다. 상주는 예로부터 농업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농경문화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농사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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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공건면에 자리한 공검지는 삼한시대에 농사를 위해 축조된 곳으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 제천 의림지와 함께 삼한시대 4대 저수지였던 곳이다. 지금은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비롯하여 원앙, 소쩍새 등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과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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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잘 볼 수 있는 것도 부분을 잘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된다. 서양은 부분을 잘 보는 대신에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하지 않고 동양은 전체적으로 잘 보지만 개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잘 보지 못한다. 이는 농경문화가 그만큼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합동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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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정 무형문화재 제13호 상주민요에서도 농경의 전 과정이 놀이와 노래로 표현되며 공갈못 노래, 상주민요, 서보가, 아리랑 등 대표적인 상주 민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의 문화는 우리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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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생각의 지도를 얼마나 넓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자신이 그려가는 생각의 지도가 넓으면 넓을수록 채울 것이 많아지게 된다. 이 제방은 토사를 판축 하여 단면이 사다리꼴이 되도록 쌓았으며 판축방법은 토성을 쌓는 방법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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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상주 공검지 퇴적층의 돌말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자연 습지였던 이곳이 1400년 전 인공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을 2020년에 검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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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어떤 것이 맞는지 틀렸는지 모를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지도를 펼쳐보는 것도 좋다. 많은 것이 바뀌었을 풍경의 공검지에서 우리가 가진 생각의 기원이 어떻게 전달되어 왔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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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1,000년쯤 지나면 지금 가지고 있는 대다수 한국인들의 생각도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경상북도의 농경문화의 출발점이었으며 한 때는 경상도의 중심도시이기도 했던 상주시의 공검지는 오랜 역사의 한 현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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