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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3. 2024

혈투

허술한 명분, 탐욕스러운 출세, 무지한 정의에 대한 이야기 

세상이 말하는 정의라는 것은 무엇일까. 가진 사람들은 더 탐욕스러워지고 그들의 일방적 권리를 위해 정치를 활용한다. 사실 정의라는 것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보통은 법과 공정 혹은 상식을 이야기하겠지만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가 있다. 한 사람의 자유를 속박하고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군대에 동원하며 그 희생조차 한낱 미물의 희생과 다름없이 취급되는 것은 현재에도 무관하지 않다. 정보가 모두 공개된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많이 왜곡이 되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 정보의 편차를 활용해 돈을 벌려는 탐욕이 넘쳐난다. 


영화 광해에서 광해군을 나름 정의로운 군주로 그려서 사람들에게 인식은 긍정적이지만 광해군은 태생부터 자존감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후궁 태생의 서자로 왕세자로 책봉된 최초의 인물이다. 광해군은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즉 언제든지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여서 살았다. 그래서 광해군은 미신을 신봉했었다. 이로 인해 국고를 탕진하고 주변에 자신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을 하는 사람을 두었다. 결국 스스로를 생각의 감옥에 갇히게 하였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알지 못했다. 

혈투라는 영화는 광해군대의 상황을 그린 영화다. 명나라와 청나라의 교체시기에 사대명분론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명나라와의 강력한 연대와 떠오르는 신흥국 청나라를 배척하기를 신하들은 요구했다. 전장에서 그 상황을 겪은 광해군은 명나라의 군대 파병요구를 형식적으로 들어주기로 한다. 이 상황에서 대북의 인물과 소북의 인물 그리고 군인의 의무를 지어야 하는 백성의 근본적인 생각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거대 양당으로 유지되는 한국의 정치사회는 이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임진왜란이 끝이 나고 북인은 정치인들은 대북과 소북으로 갈라지게 된다. 소북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었던 도영의 집에 얹혀살면서 정치적인 도약을 꿈꾸는 헌명은 기회주의자로 성장하게 된다. 세상 어려울 것이 없어서 누군가를 배려하는 생각자체가 없는 도영이나 입신양명을 꿈꾸는 헌 명은 어떠한 짓을 하더라도 출세를 꿈꾸기에 서로 동상이몽을 하면서 어울려 간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의 형태다. 가진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겉으로는 여유 있으면서 배려하는 것 같지만 사실 편협된 생각을 가졌으며 위기의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한다. 

없이 살았던 헌명은 과연 괜찮은 인물일까. 그렇지가 않다. 출세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현실의 검사들을 보는 것만 같다. 그들에게는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 시대가 변했으며 자신의 칼을 이용해 출세하기 위해 절친이었던 도영의 아버지를 대북파에 팔아넘기고 자신은 나름의 입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제는 명나라 요청에 의해 청나라에 대항할 군대파견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헌명과 도영 그리고 군포를 내지 못해 자신의 자식들을 두고 끌려가다시피 한 두수는 한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있는 자의 집안에서 배운 도영과 없는 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배운 도영 그리고 무지하지만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하는 무지렁이 두수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세명의 캐릭터는 인간의 군상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가장 최적의 인물은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가지며 노력등을 통해 높은 지적인 수준을 갖추었으며 경제적으로도 갖추어져 가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모든 면모를 갖춘 사람이다. 빈곤한 지식인은 허하며 머리가 채워지지 않은 부유한 이는 탐욕스러우며 그냥 가난한 이는 무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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