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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1. 2024

라방

사람의 가장 어두운 이면에 숨겨진 것들은 현재진행형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생각지도 못한 범죄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단체 린치 사건은 지금도 어디선가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자신이 어떤 일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돈을 벌고 그런 자극적인 영상을 비교적 안전하게(?) 보면서 자신의 비정상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까운 사람 중에 동남아 등지에서 성구매와 병신(?) 짓을 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영상에 소액이지만 돈을 주기도 한다. 필자는 그런 쓰레기 같은 영상을 보는 것이나 돈을 보내는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해도 그런 병신(?) 짓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본다고 한다.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성착취영상등을 통해 한 때 크게 이슈가 되었던 n 번 방 이야기는 지금도 어디선가에서는 있다고 한다. 그들은 아주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대부분의 돈거래를 코인으로 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약자는 악의가 없이 그냥 재미가 있으니까 마음껏 유린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누군가가 돈을 주고 방송을 보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선가에는 분명히 있다. 

라방은 말 그대로 라이브방송의 줄임이다. 누군가의 라방을 재미있게 볼 생각도 없어서 유튜브 등에서 그런 영상을 보지는 않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라방을 시청한다. 라방은 불법 몰카 라이브 방송 링크를 여자친구 수진에게 들켜 헤어질 위기에 처한 프리랜서 PD ‘동주’. 수진의 생일날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의문의 라이브 방송 링크가 전송되고 링크가 자동으로 열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볼 때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던 동주는 자신이 그 사연의 주인공이 되자 온갖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동분서주한다. 

실시간으로 시작되는 몰카 라이브 방송에서는 모니터를 통해 여자친구 ‘수진’이 나타나고 동주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 정체불명의 ‘젠틀맨’과 정신을 잃은 ‘수진’, ‘동주’는 사랑하는 수진을 구하기 위해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기 시작하지만 ‘젠틀맨’은 라이브 방송을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끌고 가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 누군가는 더 못한 상황에서 살기를 원하는 음울하고 이상한 욕망에 사로잡혀 산다. 자신보다 잘 사는 친구들을 응원하는 것 같아 보여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유튜브 등에서 인기가 있는 영상들 상당수는 극단적인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극단적으로 먹어대고 극단적으로 술을 마시고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다. 가장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이끌어낼 자극에만 익숙한 한국에서 라방과 같은 콘텐츠가 안 나오는 것도 이상하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 속에서 피해자가 나오고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는 것은 이미 현실 속에서 그런 모습들이 어디선가에서 노출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수많은 메시지가 온다. 98% 정도는 모두 사기다. 카톡추가라던가 Line아이디 추가, URL전송등을 통해 성적이거나 투자사기등 온갖 거짓을 일삼으면서 보낸다. 이들의 카톡추가 전화번호는 대체 어떻게 생성하는 것일까. 분명히 그들도 그것이 불법이며 대놓고 드러내지는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보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그들도 그것이 문제시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일탈을 넘어 사람경시와 마치 소모품 대하듯이 하고 싶은 마음이 인간의 본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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