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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5. 2024

부처님 오신 날

5월의 여신이 베푸는 친절을 만나러 간 당진 안국사지

역동적인 삶을 영위하는 공간인 세계는 인간 활동으로 생산되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삶은 인간이 살고 있는 곳으로 조건뿐만 아니나 인간 자신의 몸, 그 앞에 놓인 환경전부를 언제나 창출하게 된다. 사람이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부처님 오신 날은 매년 음력 4월 8일로 올해는 우연하게 스승의 날과 같은 날인 5월 15일이다. 

부처님의 오신 날의 중심이 되는 인물 석가모니는 여러 붓다 중 하나인데 기원전 560년경에 사캬국 카필라바스투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 기원전 480년경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석가모니는 석가족 출신의 성자라는 의미이며 세상의 진리를 깨달아 성자로 알려져 있다.  

안국사는 당진의 여행지이기도 하면서 사찰이 있었던 흔적의 공간이기도 하다. 백성이 원하는 향의 비유로써 석가 설법의 내용을 나타내는 것이며, 향의 신성(神聖)으로써 종교의식의 내실을 삼으려는 데 그 근본이 있다.  

안국사지의 대표적인 불상은 백성의 모습과 닮아 있다. 뒤에는 매향비가 있으며 앞에 안국사지가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어떤 시기에  찾아가도 모두 평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안국사지에는 '석조여래 삼존 입상'과 '안국사지 사 층 석탑‘이 있는데 각각 보물 제100호와 제101호로 등록되어 있다. 

사람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5월의 첫 주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비가 쏟아지는 계절인 우기가 되면 수행자들은 정사를 중심으로 한 곳에 머물러 그간의 생활에 대한 반성과 학습에 전념했는데, 이것을 안거(安居)라고 한다. 그렇게 비가 내리고 나면 여름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매향비에는 흐릿흐릿하지만 글씨가 새겨져 있다.  매향은 지방의 말단 사회를 이루는 발원자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위기감을 반영한 민간신앙에서 나왔다. 매향비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향을 믿고 미륵 오기를 기원하면서 세운 비문이다.  

불교에서는 향냄새를 5진(塵) 즉 5경(境)의 하나라 하였고, 이는 코로써 취하는 대상물로 인식되었다. 봄의 향을 잘 맡아보면 생명의 냄새가 느껴진다.  매향비는 미륵신앙을 담은 의식으로 고려 때 많이 매향비가 세워지기도 했는데 매향 의례는 당시 민중의 염원을 담았다.  

부처님이 오신 날에 전국의 어떤 사찰을 가든지 간에 식사를 할 수가 있다.  베사카 달은 인도의 달력으로는 둘째 달이고 보름은 15일이므로 실제로는 같은 날이다. 석가모니는 고통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비참한 광경을 보고서, 이성적인 사상체계와 생활방식으로 인간을 그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결심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간질하고 종교도 자신의 부와 이권을 획득하기 위해 활용한다. 석가모니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세상을 만인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였다. 

한옥으로 만들어진 대청마루에는 크고 작은 화분이 놓여 있다.  법을 깨달은 자가 부처이므로 그가 아무리 초인적인 취급을 받더라도 석가모니 이외에도 부처가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불교의 관점이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불교가 의미 있는 것은 모두가 같은 사람이며 석가모니가 깨달은 존재이며 신이라고 하더라도 개개인 역시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삶과 세계를 보는 관점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에서 고귀하다. 인간 개개인은 누구나 고귀해질 가능성이 있다. 노력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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