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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물든 산사

장쾌한 전망을 보여주는 마음이 편한 느낌의 봉화 축서사

무더운 여름 초록에 물든 공간을 찾기 위해 봉화군을 찾았다. 봉화군의 문수산이라는 명산에 자리한 축서사는 고운사(孤雲寺)의 말사로 673년(문무왕 13) 의상(義湘)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67년(경문왕 7)에 부처님 사리 10 과를 얻어 부처님 사리탑을 조성한 축서사는 조선 말기에 일본군이 의병 토벌을 목적으로 불태워 대웅전 1동만 남겼다가 다시 중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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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산의 축서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일주문의 문수(文殊)는 문수보살의 문수와 한자가 같다. 문수는 문수는 문수사리(文殊師利) 또는 문수시리(文殊尸利)의 준말로, 범어 원어는 만주슈리(Manjushri)이다. 문수보살은 일반적으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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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206m의 문수산 중턱 800m의 산골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축서사가 자리한 문수산은 오대산 상원사와 함께 4대 문수성지 중의 하나이다. 사찰의 규모는 생각하지 않고 올랐는데 축서사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고 장쾌했다. 지혜가 있다는 것은 세상의 본질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어떤 이는 그걸 누군가를 믿지 않음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다르다. 겉으로 보는 것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문수보살처럼 서로의 지혜와 실천행을 주시할 수 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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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서 축서사의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정원이 있는 큰 주택을 연상시키게 하는 공간들이 있다. 새로 지은 전각이 다소 큰 느낌은 있지만 경내는 정갈하게 관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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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좋지만 가을에 오면 단풍이 들어서 축서사는 다른 풍경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사찰에는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측에 문수보살을 봉안하는 경우가 많고, 대적광전(大寂光殿)에도 비로자나불 좌측에 문수보살을 봉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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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지혜의 상징이라는 문수보살은 643년 신라의 고승 자장이 황룡사에 9층탑을 세우고 오대산 중대에 적멸보궁을 건립하여 이곳을 문수신앙의 중심도량으로 만들면서 문수신앙이 우리나라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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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거주공간은 사찰이다. 축서사는 괘불로 잘 알려져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배경에 솟아오르는 모습의 구름을 채워 넣어 법석에 강림한 부처님의 상서로운 모습을 극대화한 축서사는 혼자가 아닌 스님 10명이 담아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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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서사의 규모가 있는 괘불처럼 축서사는 규모가 큰 사찰이다. 비례가 있는 사찰 가람의 배치는 봉화 문수산의 산세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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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산 축서사의 가장 위쪽에는 불상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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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산의 문수보살이 지혜를 말하듯이 축서사는 '독수리 축(鷲)' 자에 '살 서(棲)' 자를 쓰고 있는데 독수리는 지혜를 뜻한다. 축서사 창건 설화는 산 아래 절집인 지림사에서 시작된다. 지림사 스님이 앞산을 바라보니 휘황찬란한 빛이 비치고 있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의상대사가 불상을 모신 곳이 현재의 대웅전 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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