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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0. 2017

폭군 이야기

권력은 견제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폭군이 없어질까? 자유민주주의가 현대사회에 확실하게 안착이 되면 폭군이라고 부를만한 지도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AI가 들어가 있는 로봇이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세상이 오더라도 폭군은 항상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소개했듯이 마키아벨리가 생각한 가장 성공한 군주는 '스스로의 운명을 지배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책은 지도자이지만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제어장치가 없이 휘두른 권력자들을 폭군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들이 걸어갔던 길을 다시 되짚어 본다. 호메로스의 왕과 영웅, 제국, 공화국, 중세, 르네상스, 혁명, 나치, 제3세계 사회주의, 이슬람 극단주의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대를 망라하며 폭군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고귀한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정당한 분노와 같은 열정을 피해 뒤로 숨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p 45

이 책은 묘하게 매력이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에는 글자 폰트도 작은 편이어서 상당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마치 폭군의 백과사전을 보는 느낌이다. 책은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책이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학과 정치학이 담겨 있다. 신화 속의 영웅이었던 아킬레우스마저 폭군이 될 수 있는 다른 유형이라고 말한다. '오만함'의 화신이었으며 과도한 자신감은 광기로 이어지고 지배욕과 누구보다 빛나고 싶은 욕망으로 인해 결국 신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아킬레우스를 생각하면 항우가 연상이 된다. 오만하면서 과도한 자신감을 가졌으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위대했던 공화국이나 국가 혹은 오늘날의 국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글로벌 기업 역시 흥망성쇠가 있다. 영원한 도시로 불리던 로마는 기원후 410년 서고트의 왕 알리 리크의 군대에 의해 점령당한다. 인간사에서 영원한 것은 없고 거대한 것이 사라지만 다른 것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아주 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세상은 돌아가고 비슷한 역사는 반복이 된다. 

"국민은 압제자의 폭력을 반드시 경험해봐야 하며 그것을 다시 폭력적인 방법으로 되받아 쳐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 -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프란츠 파농)


저자는 책에서 폭군의 유형을 영원불멸형 폭군, 전형적인 폭군, 개혁형 폭군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한국도 짧은 시간에 그런 폭군의 유형을 모두 경험한 듯하다. 저자는 사람들이 폭정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전에 그 유혹이란 것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먼저 알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폭정이란 기껏해야 정치적. 경제적 혼란과 같은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거나 배부른 노예 정도만 만들어줄 뿐이다. 폭정은 국민이 궁극적인 행복을 추구하도록 만들 수 없다. 우리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늑대들을 언제나 경계하는 한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폭정을 막아낸다.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주의가 더 나은 체제이기 때문이다."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접해봤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으면서 역사를 통찰했기 때문인지 제법 흥미 있게 읽혔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볼 것 같다는 느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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