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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1. 2017

가짜 블로거

가면 속에 숨겨진 인생

가짜 블로거는 성인 대상 소설이라기보다는 청소년이 읽기에 적합한 소설이다. 전체적인 내용이나 이해의 난이도를 보았을 때 무난하게 읽히고 그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한 블로그는 사람들의 생활을 상당 부분 바꾸었다. 그리고 기존 언론이 가지고 있던 트래픽을 가져간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다운 사람들이 등장했고 시사, 여행, 영화, 음식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활동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효과뿐만이 아니라 부정적인 효과도 드러났다. 가면 뒤에 숨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정보를 조작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던 것이다. 그 점을 파고든 가짜 블로거는 의도하지 않았고 악의적이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인생의 순간에 새로운 경험을 하는 한 소녀의 삶을 그리고 있다. 

여자들은 알겠지만 자매 중에 누구가 무척 이쁘던가 능력이 있을 경우 비교되어 부모에게 차별(?) 아닌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책 속의 주인공 에바는 매력적인 동생 루시아에게 살짝 질투를 느끼고 있는 캐릭터로 내면에 있는 약간의 자격지심을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SNS를 선택한다. 그것도 자신의 이름이 아닌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과거에 사회의 문제를 밝혀내던 훌리아 에스 퍼드는 돌연 1년 전에 고발 블로그를 중단한다. 그리고 동시에 페이스북도 휴먼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그녀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열광하던 수십 명의 팔로워들은 다시 돌아온 듯한 그녀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보인다. 에바는 갑작스러운 관심에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착각하면 그 속에 빠져든다. 

그런 그녀에게 카를로스와 다빗이라는 남자가 접근하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그들이 이끄는 대로 외부에 자신을 노출시킨다. 마치 뻔하게 노출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그녀는 그들이 말하는 모호한 진실에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마침내 진실에 접근하게 되는데.....

그다지 악랄해 보이지 않는 악역이지만 언론사의 악역 캐릭터도 등장하고 실제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매력적인 그녀도 나중에 등장한다. 청소년이 읽어볼 만한 소설들이 그렇듯이 가짜 블로거는 그다지 자극적이지는 않다. 그냥 쉽게 혹은 편하게 읽힌다. 굳이 익명성의 문제라던가 SNS 속의 부정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어떻게 봐주었으면 하는 모습이 있지만 실제 생활을 하다 보면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만나다 보면 자신을 속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보이고 싶은 모습을 만들어내는 대상이 SNS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이렇게 괜찮은 사람이야 혹은 이렇게 잘 먹고, 잘 입고, 잘 다니고, 멋지게 산다라고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다. 선을 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가짜.. 진짜.. 그 속에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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