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바다와 문화유산을 즐겨보는 여행
하루의 온전한 즐거움은 어디에서 비롯이 되는 것일까. 즐거움을 느끼는 포인트는 모두가 다를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보령의 충청수영성이라는 곳은 충청남도를 비롯하여 서해를 방어하는 거점이었던 곳이다. 충남 보령시는 17~19일 오천항 충청수영성 일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보령 문화유산 야행’을 개최하고 있다.
충청수영성 야행은 수영성의 역사와 보령 이야기를 체험하는 ‘8야(夜)’를 즐겨볼 수가 있다. 8야는 야경(밤에 보는 문화유산), 야로(밤에 걷는 거리), 야사(밤에 체험하는 역사), 야화(밤에 보는 그림·체험), 야설(밤에 듣는 이야기), 야식(밤에 먹는 음식), 야시(밤에 열리는 장), 야숙(보령에서 하룻밤)이다.
충청수영성을 중심으로 야로길을 만들어두었는데 이곳에서의 만나볼 수 있는 야화는 민화에 등장하는 충청수영성을 감상하고 그려보는 마당, 야설은 참여형 연극을 체험하는 마당이다. 충청수영성은 보령 오천면 소성리에 있으며 1509년(조선 중종 4년) 수군절도사 이장생이 서해로 침입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돌로 축성된 곳이다. 성벽 길이는 1650m에 이르며 영보정, 진휼청, 장교청, 공해관 등 건물과 아치형 망화문(서문)이 남아 있다.
한 낯에도 볼 수 있는 이곳의 풍경은 보령에서 단연컨대 가장 멋스러운 모습을 만들어낸다. 충청수영성이 자리한 오천면에서는 키조개를 비롯하여 바다에서 일기를 쓰기에 좋은 그런 풍광 좋은 카페들도 자리하고 있다. 일찍이 어떤 인간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었던 적은 없다. 결국 인간의 ㅅ람이란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자 길을 찾는 시도이기도 하다.
탁 트인 풍경들 사이로 배가 점점이 떠 있는 것이 보인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나무들은 꽃봉오리와 꽃잎이 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자신의 내면에서 그 근원을 찾아보기에 좋은 때다.
이곳은 삼국시대 때 백제의 영향권에 있던 일대로 당시 회의포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으며 복원된 누각인 ‘영보정’에 앉아 잔잔하게 흐르는 바다와 한적한 바다마을의 정취를 느껴볼 수가 있다. 수영성 내 영보정은 연산군 11년(1504)에 수사로 부임한 이량(李良)에 의해 세워졌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깎아내린 듯 한 절벽위에 지어져 우리 조상들의 자연관과 어울려 소담하고 아늑함이 있다.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여 한양으로 가는 조운선(漕運船)을 보호하고 왜구침탈을 방지했고, 근대에는 이양선을 감시하는 등의 역할을 했었던 곳의 조선시대 5대 수영의 하나였던 '충청수영성'이 폐영된 지 100여 년 만에 복원된 것도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