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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水山)의 자드락길

제천의 아름다운 명소를 휘감아 걷는 출발점 수산면

느리게 걷지만 다양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슬로시티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 제천의 수산면이라는 곳은 제천 슬로시티를 대표하는 곳으로 울고 넘는 박달재와 청풍호, 금수산, 얼음골등이 있으며 산수 자명한 시골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산기슭 비탈질 곳의 작은 오솔길로 자드락길이라고 부르고 있다. 자드락길은 그 지역의 오래된 지명이기에 그곳에 살지 않은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청풍호반 주변에는 제천의 관광명소로 알려진 자드락길이 7코스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에 6코스가 바로 이곳 수산면에 위치하고 있다. 매년 9월에는 '슬로시티 수산 힐링 축제'를 열어 이웃들과 어울려 관광객들에게 농악과 밴드, 국궁 등을 선보이기도 한다.

수산면의 중심이라는 수산면행정복지센터가 자리한 곳에는 전망대와 함께 작은 공원과 슬로시티가 가지고 있는 의미등도 살펴볼 수가 있다. 슬로시티 수산체험마을도 있어서 1박 2일을 머무르는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석벽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른 것 같다 하여 옥순봉이라 지어졌는데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선생이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겨 제천과 단양의 경계가 됐으며 화가 김홍도가 그 경치에 취해 화폭을 펼친 유서 깊은 곳으로 소금강이라는 별칭이 있다.

수산면행정복지센터에 가면 자드락길과 관련한 정보도 얻을 수가 있다. 자드락길중 추천할만한 곳은 괴곡성벽길 자드락길 6코스로 앞서 말한 옥순봉에서 시작해 괴고길와 다불리를 지나 지곡리 고수골로 갈 수가 있는데 특히 가을에 많은 사람들이 단풍을 보기 위해 찾아간다.

수산면에는 효(孝)와 흥(興)의 두 가지 가치가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제천시의 여러 곳에서도 마을이 수몰이 되었다. 수산면 역시 곳곳이 물에 잠겨서 의도하지 않게 이주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청풍호를 배경으로 슬로시티로 거듭나게 되었다.

슬로시티라는 것은 그만큼 변함없는 자연환경과 느리게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지켜나가면서 느림의 미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와서 소원을 빌게 되면 제비가 박 씨를 물어다주듯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건강, 사랑, 성공, 재물, 화목의 이름을 가진 다섯 마리의 어린 복제비 가운데 체험자가 복을 받기를 소망하는 글씨가 쓰인 제비의 입을 향해 흰색 동전이 들어가면 동전을 받은 제비가 잘 커서 체험자에게 복을 드리는 체험이다. 수산면의 사람 속으로 떠나는 소통여행은 금수산 힐링센터, 청풍호 카약카누체험, 전통 활쏘기 체험, 측백오일 족욕체험등이 있다.

제천의 절경을 축소해서 만들어놓은 듯한 이곳에는 물이 흐르고 가볍게 올라가 볼 수 있는 공원도 있다. 삶 전체의 여행이 궁극적으로는 이 순간에 내딛는 발걸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무엇을 만나는 가는 이 한 걸음의 성질에 달려 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준비는 지금 걷고 있는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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