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29. 2024

인사이드아웃 2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불안, 당황, 따분, 부럽

사람의 가능성은 운명의 과학처럼 규정된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일까. 태어나면서 주변환경에 따라 사람은 자신의 한계가 정해지기도 한다. 물론 그 한계를 깰 수도 있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한계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여러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은 때론 단순하고 때론 복잡하게 얽혀서 그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한 명의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떤 감정이 주도해서 살아갈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MBTI의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상당히 잘 만든 영화다. 뇌과학이나 심리학에 대한 여러 책을 접해본 필자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인사이드 아웃은 심리학이나 뇌과학의 실습 교재처럼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2024년에 개봉하는 인사이드아웃 2는 2015년에 개봉한 인사이드아웃 1에서 등장한 감정에 4가지 감정이 더 추가가 되었다.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새로운 기술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감정의 등장은 딱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자, 여기 마시멜로가 하나 있어. 바로 먹어도 돼. 하지만 선생님이 나갔다가 들어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줄게.”라고 시작되었던 마시멜로 실험은 표본이 되는 아이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배려하지 않으면서 잘못되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아이는 15분 동안 혼자 방에 남겨진다. 눈앞에는 폭신한 마시멜로가 있다. 얼른 입에 쏙 넣어 달콤함을 느끼고 싶다. 하지만 당장의 만족을 참으면 상은 두 배가 된다. 경제적 빈곤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의미하기에 당장의 만족을 지연시키지 않는다. 그렇지만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환경의 아이들은 미래를 위해 기다리는 것이 더 쉽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잘 참고 자신의 능력을 발현할 만큼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안정적인 삶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프리스턴 대학의 사회과학자 에드가 샤퍼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빈곤할수록 장기적 목표보다 단기적 만족을 추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 한국사회가 코인 열풍에 빠진 것은 장기적 목표가 아니라 단기적 만족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개개인의 경제적인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설명할 수도 있다. 

인사이드 아웃 2에 등장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불안, 당황, 따분, 부럽등의 감정중 어떤 것으로 주로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향이 결정이 된다. 사람에게는 모든 감정이 내재되어 있다.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가정환경 혹은 개인 기질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들 감정의 효과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난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했을 때 급여를 받았을 경우 빠르게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돈을 써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로또 같은 확률이 낮지만 큰돈을 벌 수 있는 무언가를 구매하는 것도 포함이 된다. 


보통 불안이나 까칠, 버럭 같은 감정을 좋지 않은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필요한 감정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럽이나 따분이라는 상태를 넘어서 자신을 잘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소비보다 소득 수준이 넘어서 미래를 대비하고 충분히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기분에 따라 과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적어도 자신의 미래가 제어가능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인사이드아웃 2에서 등장한 감정을 가지고 사람의 상태 혹은 기질을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의 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정이 무엇이냐에 따라 평소의 기질 혹은 상황에 따른 감정의 상태를 보여줄 수도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그러던 어느 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사람이 뇌가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시냅스라던가 뉴런, 뇌세포등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연구는 많지가 않다. 사회에서 보편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범죄가 일어나고 그런 사람들을 설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들이 나와서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도 집안환경이나 분노 혹은 좌절등으로만 설명되는 단편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단 하나의 결정을 하더라도 모든 감정들은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있다. 때로는 아무 말하지 않고 어떤 감정이 주도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세상의 모든 일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내면의 감정의 균형과 변화를 아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업그레이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