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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2. 2024

어린이나라

국립한국박물관. 당진문화재단 공동개최, 기획특별전

전 세계의 국가들 특히 OECD에 속해 있는 국가들 중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한국만이 유일하게 물질적 풍요를 꼽았다고 한다.  정성적인 것은 비교가 상당히 어렵지만 정량적인 것은 비교가 매우 쉽다. 한국사회는 비교가 가능한 것만을 가지고 가장 중요하면서도 행복의 척도라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삶에서 정량적인 것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행복도 없다. 그런 척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한국사회에서 어린이는 어떤 미래를 꿈꾸어야 하는가. 

당진시의 문예의 전당에는 지난 5월부터 조금은 특별한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다. 국립한글박물관과 당진문화재단 공동개최로 한글 잡지 어린이가 창간된 지 100주년 기념 기획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어린이가 살아가게 될 나라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라에 대해서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전시는 쉬운 한글로 쓴 잡이 어린이 창간 100주년을 기념한 것이었는데 1923년부터 1935년까지 발행한 잡이 어린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다고 한다. 어린이라는 개념과 어린이 문화가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미래 시대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서의 어린이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어린이라는 잡지가 발간되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린이 잡지를 직접 본 것은 몇 번 되지 않는다. 나라가 없었던 시기에 잡지가 발간되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민간에서 펴낸 아동잡지와 학생 잡지는 어린이들에게 지식을 보급하고 인성을 함양하여 우리말을 배울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 5월은 가정의 달이며 어린이날이 있었던 달이기도 하다. 잡지 어린이는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했던 어린이의 권리를 세우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바라며 탄생하였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놀이터이자 배움터였던 잡이 어린이의 창간된 배경과 제작 과정, 수록 내용, 참여한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이 공간에는 세게 명작 번안 동화, 국내 창작 문학 작품, 한글의 역사와 맞춤법 등과 같은 다양한 읽을거리를 소개하고 독서 참여 공간을 통해서 어린이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선보이고 문학 백설공주를 우리나라 정서로 연출하여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른들이 바라보는 세상과는 다르다. 아련한 시기에 보았던 고운 동요와 읽기 쉬운 동화를 보면서 부드럽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써볼 수가 있다. 꾸며낸 말보다는 평소에 하지 못한 말들을 정성껏 담아서 적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만큼은 놀고 웃으며 평화로운 세상이다. 어린이들이 푸른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뛰놀고 웃으며 세계의 어린이들과 함께 평화롭게 커나가는 세상이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이 몸을 움직이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세게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예전의 어린이들은 자연 속에서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과 동물을 관찰하면서 커나갔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작은 창으로 세상을 보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아이에게 보이는 세상은 그런 세상이 적합한지 부모들은 생각하고 있을까.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만 어두운 곳에서 세상을 외면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꾸준하게 밝히면서 나아가야 한다. 세대와 세다가 이어지면서 세상을 만들어간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말로는 할 수 있지만 마음으로 되지 않으며 정량적인 기준의 잣대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당진에서 열린 어린이나라 전시전을 보면서 최근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의 영화에서 다양한 감정을 복잡하게 느끼는 아이의 모습이 중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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