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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0. 2024

인형 캐릭터, 토우(土偶)

국립 나주 박물관의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

카카오톡이나 다양한 SNS플랫폼등에서 이제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나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감정이나 상대방에게 표현하고 싶은 것을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 알리고 전달한다. 자신이 직접 그리지 않아도 상품화되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사람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대신할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일상화되다시피 해온 인간의 욕구이기도 하다. 

나주시에서는 거리가 있지만 국립나주 박물관은 전라남도에서 큰 규모와 다양한 역사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박물관중 하나이다. 이곳에서는 고대의 장송 의례를 소개하는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 상형 토기와 토우 장식 토기' 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전시전은 7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가 있다.  

국립박물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심이 아닌 전원 속에 자리 잡은 나주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속 기관으로 영산강 유역에 남아있는 고고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하며 호남지역 발굴매장 문화재에 대한 수장고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인형은 어릴 때 가지고 놀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귀엽고 이쁘고 혹은 자신을 대신할 무언가를 찾는 역사가 수천 년이 되었다. 토우는 흙으로 사람이나 동물 모양 따위를 만든 것을 의미한다.  

옛사람들에게 토우는 저 너머의 세상을 향해 동행하는 존재를 만들면서 시작이 되었다. 옛사람들에게는 살아남고 번식하고자 하는 본능과 함께, 삶이 의지해야 하는 필수 요소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 의미를 찾으려는 본능도 있었다. 

사람의 삶은 유한하지만 유한하면서도 영원하기를 바랐다. 죽음 이후에도 계속된 삶을 위해 무덤 속에 상형토기와 토우장식을 넣었다. 그것들이 생명력을 가지며 유한한 삶을 이어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산국시대의 무덤에는 실제 모습을 본뜬 여러 모양의 상형토기가 묻혀 있다. 상형토기는 새, 상서로운 동물, 뿔, 말, 수레, 배, 집, 등잔등을 축소해서 만들었으며 죽은 이의 다음 삶을 위해 바치는 일종의 제의용 그릇이었다. 죽음을 삶과 연속된 세상으로 바라보려 했던 1,600년 전 사람들의 내세관이 이곳에 있다. 

사람을 같이 묻는 순장도 있었으나 가장 많은 유형은 토우와 같은 것을 같이 묻는 형태였다. 신라와 가야 지역처럼 거대한 껴묻거리를 넣고 장례를 치르는 후장풍습도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이 되었다고 한다. 

토우장식 토기는 신라 경주지역에서 5세기 후반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가 6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토우장식 항아리에는 상징적인 인물과 동물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한 편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토기로 만들어진 가장 유명한 유산 중에 진시황의 병마용이 있다. 신라시대 지증왕 3년(502년) 왕은 순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무덤의 주인을 돌보는 것은 토용으로 바뀌었다. 무덤에 넣어지는 것은 변해도 죽음 이후에 새로운 삶은 여전히 이어졌던 것이다. 

영화 갓 오브 이집트에서는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시절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현실과 저 세상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그 영화에서도 삶의 또 다른 이어짐,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고 있다.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었다는 것을 머나먼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인간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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