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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3. 2024

나주 읍성 살기

걷기에도 좋은 옛길과 밤에도 방문하면 좋을 도시재생된 나주

전라도의 나주에는 사매기길이라고 있다. 얼마 전에 종영된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나주에 현종이 갔을 때 붙여진 길이다.  고려 현종이 나주 금성산성에서 열흘 간 피난살이를 끝내고 수도로 돌아갈 때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다리를 지나갔다'는 길이 사매기길이다. 읍성권 도시재생 사업은 천년 목사고을 나주 원도심의 과거 영광을 재현하고 살아있는 박물관 도시조성을 해두었다. 

현장평가 대상지인 나주읍성 흙돌 담은 읍성 권역 오래된 흙 돌담을 새로 쌓고 공터를 휴게 정원으로 조성하는 등 천년 목사고을에 어울리는 보행로도 조성을 해두었다. 

서성벽이 자리한 곳에 세워져 있는 나주읍성 영금문은 2007년 발굴조사 결과 지하에 유적이 잘 남아 있어 제 모습을 찾아 2011년에 복원하였다고 한다. 문헌에 주로 서성문이라고 명칭이 드러나지만 역사를 기록하는 의미의 영금문이라는 편액도 기록에 남아 있다고 한다.  

영금문(서성문)을 지나 나주 읍성 밖으로 나가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나주향교와 금성산 줄기인 월정봉을 만나볼 수가 있다. 동학농민군을 이끌었던 전봉준이 이 부근에서 나주목사와 만나 협상을 했었다고 한다.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 ‘야경’(夜景), 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사’(夜史), 공연 이야기 ‘야설’(夜說), 밤에 걷는 거리 ‘야로’(夜路), 진상품 장사 이야기 ‘야시’(夜市), 밤에 보는 그림 ‘야화’(夜畵), 음식 이야기 ‘야식’(夜食),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야숙’(夜宿)’중 어떤 것이 가장 매력이 있을까. 

나주읍성의 곳곳에는 역사의 공간이 다시 복원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작은 한양으로 불리기도 했던 나주는 한 여름의 낭만여행하기에도 좋은 도시다.  

바닷물이 강을 따라 오르내리던 시절엔 이 뱃길로 황포돛배가 쌀 소금 미역 홍어 등 온갖 생필품을 실어 날랐던 이곳에는 먹거리가 풍성하였다. 동부길 코스에는 북망문·동점문·남고문이 있다. 

이곳 서성문은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 동학농민운동 당시 호남 대부분의 지방 관아를 점령한 농민군은 금성산에 진을 친다. 1894년 7월 5일 관군이 방어하는 서성문을 두 차례 공격했지만 3,000여 명의 사상자를 남긴 채 대패했다. 

금성관→정수루→징고샅길→나주목문화관→목사내아 금학헌→예수재림교회→최부와 양 부자 집터→보리마당거리→서성벽길과 서성문→연리지→나주향교→사마재길→이로당과 소나무→명당거리→사매기와 향청터등으로 이어지는 길을 추천한다. 

골목마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 나주에 생가터가 남아 있는 신숙주의 공신초상화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한다. ‘신숙주 초상’은 조선 전기 정치와 학문에서 뚜렷한 자취를 남긴 신숙주(1417~1475)의 초상화다.

나주읍성은 야간경관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이다. 나주읍성의 중심에 숙소를 정해서 이동을 해도 좋지만 야간경관과 나주곰탕과 같은 먹거리를 먹으면서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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