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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3. 2024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울주군의 오래된 선사시대 흔적

인간들이 무언가를 기록하고 후대에게 남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전국이나 전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흔적이 낙서다. 특히 돌에다가 최선을 다해 새겨놓은 것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고 매너에 대한 관점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돌에다가 새긴다는 것을 각석(刻石)이라고 한다. 서각이 나무 등에다가 무언가를 새기는 것이라면 각석은 돌에 새겼다는 것으로 선사시대에는 도구를 활용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계곡물이 맑고 풍경 또한 수려한 이곳은 예전에 천전리 각석이라고 불리는 문화재가 있었던 곳이다. 최근에는 천전리 각석을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변경하였다.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명칭 변경이 필요성이 있었다고 한다. 

지질학자도 아니지만 전국에 자리한 수많은 지질 명소들을 방문해 보았다. 이곳에서 접근하는 길은  암벽에는 동물 그림, 인물 그림, 도구 그림, 기하학적인 문양, 명문 등 625점의 그림, 글자, 문양 등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건너가면 암각화가 나오고 아래쪽으로 가면 공룡들의 발자국등을 볼 수가 있다. 525년의 원명(原銘·먼저 새긴 글)과 539년의 추명(追銘·덧붙여 쓴 글)으로 구성된 명문은 왕과 왕비의 행차에 대한 기록이라고 한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올해 1월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라는 명칭으로 이들 2개의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했다. 이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공식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관계자들을 지난 5월에 이곳에 파견해서 현장실사를 했다고 한다. 

선사시대 암각화를 그라피티, 미디어파사드, 행위 예술 등은 새롭게 해석을 할 수가 있다.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시도하는 사람들이라면 새로운 방향도 모색할 수 있는 작품도 그려볼 수가 있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한 암석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옛날의 흔적들이 보인다. 독일 지질학자 고체(Carl C. Gottsche, 1855-1909)가 한국에 다녀간 1884년을 우리나라에서 지질학 연구가 시작되는 기점으로 여기고 있다.

이곳에서 건너편으로 첨벙첨벙하고 건너가면 되겠지만 돌아서 울주 천전리 명문을 보기 위해 가본다. 제작시기와 내용이 명확해 가치 높은 학술 자료로 인정받는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 등 침수 대책과 세계유산을 보호·유지할 수 있는 행정기관의 조직과 예산까지 향후 보호관리계획을 통해 확인했다고 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이곳에다가 그림을 새겨두었다. 한 바위면에 시대별로 일정한 구획을 나누어 배치되어 있으며 신석기시대의 그림과 청동기시대의 그림 그리고 신라 때의 그림과 문자가 새겨져 있어 오랜 역사의 기록공간과 같은 느낌을 부여한다. 

수천 년간에 걸쳐서 그려진 것들이었기에 시대별로 구분을 할 수가 있다. 신석기, 청동기시대야 그렇다고 치지만 역사시대를 맞이했던 신라는 왜 이곳에 흔적을 남겼을까. 이곳의 지형이나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스미스 교수의 현장실사 결과 보고서는 조만간 이코모스에 전달되며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지 여부는 내년 5월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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